일동후디스 7년만에 중소기업 상표권 침해 인정
아이밀에 손해배상 10억원 지급 결정, 상고 포기 … 이준수 대표 국감출석 하루전 합의
일동후디스가 7년만에 중소기업 상표권 침해를 인정했다.
정진욱 의원(더불어민주당·광주시 동구남구갑)은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와 김해용 아이밀 대표가 7일 총 7개항에 달하는 이행합의서를 체결하고 7년간 소송 분쟁을 끝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행합의서에는 일동후디스의 사과와 대법원 상고 포기, 1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 지급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동후디스가 7년만에 중소기업 아이밀의 상표권 침해를 인정한 셈이다.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낸 정 의원은 “대기업의 갑질로 폐업 위기에 몰렸던 지방의 청년기업이 가까스로 회생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일동후디스와 아이밀의 갈등은 2018년 시작됐다. 일동후디스가 브랜드 ‘아이밀’을 출시한 게 발단이 됐다. 일동후디스가 아이밀을 상표출원하자 특허청은 거절했다. 이미 아이밀이 상표와 서비스표 등록을 마친 후였기 때문이다. 아이밀은 국내 판매는 물론 2015년부터 중국과 대만에 수출한 터였다.
일동후디스는 2019년 상표를 ‘아이밀 냠냠’으로 변경해 이유식 스낵 빵 음료 등을 사용했다.
일동후디스가 회사명성에 힘입어 온라인상에서 ‘아이밀’ 검색어를 빠르게 점유했다.
김해용 대표의 제품은 온라인에서 밀려났다. 회사매출은 급감했다.
김 대표는 2019년 일동후디스의 상표 3건에 대해 상표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2021년 특허법원은 김 대표 손을 들어줬다.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도 김 대표가 승소했다.
상표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도 이겼다.
2023년 8월 재판부는 일동후디스가 아이밀에 손해배상 5억원과 지연이자금 지급을 결정했다.
하지만 일동후디스는 소송으로 대응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인지도를 내세워 온라인상에서 ‘아이밀’ 검색어를 독점했다. ‘갑질소송’으로 비난받은 이유다.
김 대표는 소송에서 이겨놓고도 회사는 폐업으로 내몰렸다. 7년간 소송으로 생산라인은 멈췄다.
15명이던 직원은 4명밖에 남지 않았다. 소송갑질로 인한 극심한 고통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정 의원은 이준수 일동후디스 대표를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소송갑질을 따져 물을 계획이었다.
일동후디스는 8일 중소벤처기업부 국정감사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합의에 응했다. 이준수 대표가 국정감사장에 서지 않으려 합의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의원은 “아이밀이 그동안 입었던 피해액에 비하면 약소하지만 7년간의 소송에 따른 심적 고통과 금전적 손실을 고려하면 지금이라도 합의를 이뤄내 다행스럽다”고 전했다.
김형수 박준규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