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민 접점 지구대·파출소, 절반이 정원 미달

2024-10-10 13:00:03 게재

이상식 의원 “국민 생명·신체·재산 위험”

전국 경찰 지구대와 파출소 절반에 정원보다 적은 경찰관이 배치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 경찰관 증원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용인갑)이 10일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원이 정원에 못 미치는 지구대와 파출소는 2044곳 중 1002곳(49%)에 달했다.

소속 지구대·파출소 정원 미달률이 가장 높은 지방경찰청은 대전청으로 무려 68%(31곳 중 17곳)나 정원 이하로 운용되고 있다. 대구청(56%)과 울산청(55%)이 그 뒤를 이었다.

가장 낮은 미달률을 기록한 세종청은 30%였다. 단 한 군데의 지방청도 소속 지구대·파출소의 현원을 모두 채운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대·파출소는 112신고를 받으면 현장에 출동하는 역할을 한다. 이로 인해 국민생활과 밀접한 치안의 최전선이자 치안활동의 지역 거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의원은 “전국 경찰관 13만1158명 중 4만9124명(37%)이 지구대·파출소에 배치돼 있지만, 쏟아지는 치안수요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특히 대도시 중심지역의 지구대와 파출소는 쏟아지는 112신고를 감당하는 데 곤욕을 치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력 부족으로 지구대·파출소와 인접한 거리에서 발생한 범죄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사례도 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지적이다.

2014년 12월 대구 동부경찰서 공산파출소 지역 내에서 데이트 폭력 신고가 접수됐으나 순찰차가 신고 장소에 도착하는 데는 겨울 눈길로 인해 시간이 지체됐다. 파출소와 불과 100m가량 떨어진 거리여서 소내에 근무자 1명만 있었더라도 피해자 여성이 무참히 흉기에 찔려 사망하는 사건을 예방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2018년 7월 경북 영주 파출소와 1분 거리에 있는 한 새마을금고에 복면을 쓰고 흉기를 손에 든 한 남성이 난입해 4300만원을 훔쳐 달아났다. 당시 금고 여직원이 경찰에 신고했으나 범인을 현장에서 잡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이 의원은 “민생치안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경찰 인력의 현장중심재배치가 불가피해 보인다”며 “경찰은 외부 증원을 통해서든, 내부 구조조정을 통해서든, 시민이 경찰을 필요로 할 때 항상 신속하게 배치될 수 있도록 지구대·파출소의 범죄 대응 능력을 제고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장세풍 박소원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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