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글로벌화, 협력이 답이다”
리더스포럼 ‘대토론회’
혁신 미흡으로 성장세 둔화
“중소기업은 협력을 통해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는 9일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오동윤 동아대 교수는 ‘한국 중소기업의 글로벌화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하며 ‘협력’을 강조했다. 오 교수는 “한국의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며 “원인은 부진한 혁신과 글로벌화에 있다”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한국경제 저성장 원인으로 ‘역동성 소멸’을 꼽았다. 60년간 한국경제를 급성장시킨 동력이 한계를 드러내면서 역동성이 사라졌다는 주장이다.
한국은 지난 60년간 눈부신 발전을 이뤘다. 국내총생산(GDP)는 1962년 세계 38위에서 2022년 13위에 올랐다. 1인당 GDP 규모는 같은기간 90달러에서 3만2410달러로 360배 커졌다. 600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도 6836억달러로 1만1393배 증가했다.
중소기업도 양적 팽창을 거듭했다. 중소기업 수는 2만4000개(1966년)에서 771만개(2021년)로 늘었다. 지원사업도 2023년 기준 1646개다. 세계 최고의 지원정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제 개발성장시대의 성장동력은 이미 한계를 드러냈다. 대기업 중심 생태계는 양극화를 심화시켰다. 대-중소기업간 격차에서 근로자 계층 지역으로 양극화는 확대되고 있다. 융복합시대에도 특정 산업에만 집중하면서 산업 전반에 경쟁력이 하락하고 있다.
오 원장은 “골드만삭스는 주요 국가 실질GDP 성장률 예측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면서 “기업의 역동성 회복이 매우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하락하는 경제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려면 제2의 삼성, 제3의 삼성으로 성장할 기업들이 많아야 한다는 것이다.
강한 중소기업이 한국경제 역동성 회복의 기반이라는 의미다
실제 중소기업 수출통계는 긍정적이지 않다. 2023년 중소기업 수출은 1118억달러로 2021년(1155억달러)과 비교하면 3.2% 줄어든 규모다.
2017년 이후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코로나 특수로 꼽히는 2020년(19.7%)을 제외하고 18%를 넘지 못했다. 올 상반기 수출비중은 17.0%에 그쳤다.
수출중소기업 수도 제자리 걸음이다. 2023년 9만4635개사로 2018년(9만4589개사)과 비슷하다. 2022년 기준 중소제조기업 중 수출기업은 8.2%에 불과했다. 총수출에서 차지하는 중소기업 수출비중은 17~18%대에 갇혀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비중(17.7%)은 코로나 직전인 2018년(17.4%) 수준이다.
오 교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는 양적 팽창이 아닌 혁신, 글로벌화 등과 같은 질적 팽창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과 경영활동에 이르기까지 기업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벨류체인(Global Value Chain)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이시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이 좌장을 맡고,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 △김우재 제22차 한인비즈니스대회장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중소제조업의 90% 이상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유럽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현지 기업·기관과의 협력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한인 네트워크 활용이 필수”라고 주장했다.
제주=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