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청교육대 피해자 국가가 배상해야”
법원, 구금 1개월에 1000만원 배상 판결
민변 조영선 변호사 “낮은 위자료, 2차 가해”
1980년대 전두환 신군부 당시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인권을 유린당한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피해자측은 배상금액이 너무 적다며 아쉬움을 표한다.
서울중앙지앙법원 민사합의31부(김상우 부장판사)는 10일 삼청교육대 보호감호로 피해를 본 김대인씨 등 삼청교육대 피해자 41명에게 국가가 최소 1000만원에서 최대 2억4000만원 상당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정에서 판결이유를 설명하지는 않았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회장인 조영선 변호사는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이들이 겪은 고통과 그 이후 상처, 낙인에 대해 구금기간 1개월에 1000만원으로 위자료를 평가하는 것은 2차 가해”라며 “여기에 국가가 항소까지 하는데 이게 최소한의 반성과 사과에 부합하는 조치인지 의문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보안법 사건에서의 형사재심을 통해 형사보상금을 받고 거기에 더해 국가배상도 인정해 준다”며 “이분들은 형사보상금에 미치지 못하는, 정말 처참한 피해 배상을 받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삼청교육대 사건은 1980년 전두환 정권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사회악 일소 및 순화 교육을 명분으로 계엄 포고 제13호에 의해 군부대에 삼청교육대를 설치하고 별도의 체포·구속영장 없이 6만여명을 검거하고 그 중 약 4만명을 수용해 순화 교육, 근로봉사 등을 시키며 대규모 인권 침해를 자행한 사건이다.
수용된 이들 중 재범 위험성이 있다고 분류된 7500여명은 사회보호법 부칙 제5조 1항에 따라 최장 40개월까지 보호감호 처분을 받았다. 보호감호 처분이 내려진 이들은 군부대에 계속 수용돼 사회와 격리된 채 근로봉사, 순화교육을 명목으로 노역하면서 인권유린의 불이익을 겪었다.
보호감호는 폐지된 옛 사회보호법에 규정돼 있던 것으로 상습범이나 재범 가능성이 있는 사람에게 사회 복귀를 위한 직업훈련을 시키던 제도였다. 하지만 1980년대 전두환 군사정권은 부당 구금에 이어 수용 생활로 이어지는 위법한 공권력 실행 수단으로 악용했다.
과거 법원은 삼청교육대 피해자들이 낸 소송에 소멸시효가 지났다며 국가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2018년 헌법재판소가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은 경우에는 결정을 안 날로부터 3년 이내에 국가배상을 청구하면 소멸시효가 문제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내놨다. 이후 법원은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