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미·중 경제지표…ECB 통화정책 회의 주목
혼재된 실물 지표,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하 명분 제공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 예상 …추가 부양 기대치 높아져
글로벌 반도체 기업 실적발표, 국내 기업들 주가에 영향
이번 주 글로벌 금융시장은 미국과 중국의 경제지표, ECB 통화정책회의에 주목하고 있다. 혼재된 미국의 경제지표 결과는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하의 명분을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비롯해 9월 소매판매, 산업생산 결과 등 실물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이는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대만 등 여타 아시아 국가에도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 중단 여부가 관건이다. 주중 TSMC, ASML,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 반도체주들의 수급과 주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 산업생산 부진 전망 =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될 미국의 9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3% 상승하며 지난 8월 0.1%보다 소폭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산업생산은 8월 0.8%에서 9월엔 –0.1%로 전월보다 부진할 것으로 전망되며 침체 우려가 다시 점화될 수 있다.
또 이날 발표되는 미국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 주에는 2023년 8월 이후 최대치인 25만8000건으로 직전 주 22만5000건에서 급등하며 노동시장 냉각 우려를 다시 키운 바 있어 이번 수치가 중요해졌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기 어려운 혼재된 경제지표 결과는 미 연준의 점진적인 금리인하의 명분을 제공해 11월 FOMC에서 0.25%p 인하 전망을 뒷받침해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주 연내 금리인하 폭을 두고 연준인사들의 의견이 혼재된 가운데 매파 성향인 윌러 연준 이사 등 주요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미국 경기와 연준의 정책 전망에 변동성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 커진 중국 증시 =중국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과 9월 실물 경제지표가 발표된다. 지난 2분기 중국 GDP(국내총생산)는 전년 동기대비 4.7%로 직전분기 5.3%에 비해 큰 폭으로 둔화한 바 있다. 18일 발표되는 3분기 경제성장률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소폭 둔화가 예상된다. 시장 전망치는 4.6%이지만 최근 중국의 이례적인 경기부양 추진을 감안하면 이를 밑돌 가능성도 있다.
다만 9월 실물 지표는 소비를 중심으로 전월보다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매판매는 8월 전년 동월대비 2.1%로 둔화한 후 9월엔 2.4%로 반등이 예상된다. 산업생산도 8월 4.5%로 4개월 연속 둔화한 후 이번엔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고정자산투자의 경우 지난 8월 3.4%에서 이어 6개월 연속 추가 둔화 가능성이 있다. 신규주택가격은 지난 8월 전년 동월 대비 -5.3%로 14개월 연속 하락하고 마이너스 폭도 2015년 5월 이후 9년여 만에 최대를 보인 바 있어 이번 추가 하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지난 12일 중국 재정부장관은 기자회견을 열어 국채 발행 확대를 통한 저소득층 보조금 지원, 부동산 지원 등을 발표했다. 이에 경기부양 기대감은 이어졌으나, 구체적인 발행 규모가 언급되지 않아 실망감도 공존하고 있다. 이는 중화권 증시의 주중 변동성 확대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증시는 장중 고점 대비 하락률이 상해 종합 -12.4%, 심천 종합 -15.7%, 홍콩 항셍 –8.6%를 기록하는 등 지난 9월 24일 인민은행의 대규모 부양책 발표로 폭등세를 연출한 이후 고점 대비 낙폭이 현재 약 10%대를 기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주 발표되는 중국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할 경우 추가 부양 기대치가 높아짐과 동시에 여타 아시아 국가에서 중국으로의 자금 이탈이 추가로 일어날지 여부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ECB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 =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17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를 개최한다. ECB는 지난 6월에 이어 9월 예금금리를 3.50%로 0.25%p 인하한 가운데(리파이낸싱 금리 3.65%, 한계대출금리3.90%) 이번에도 추가로 금리를 인하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최근 다수 ECB 정책위원들은 9월 소비자물가(CPI) 1%대 진입, 기대 인플레 하락, 성장 둔화에 주목하며 추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로이터 서베이는 10월과 12월 금리인하를 예상했다. 증권가 전문가들도 “ECB에서 이번에 추가로 금리를 낮출 것으로 전망한다”며 “유로존의 금리인하 행보는 대출 의존도가 높은 유로존 경기에 모멘텀 개선 기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도체 중심 외국인 순매도 중단 여부 주목 =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중심의 외국인 순매도 중단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코스피에서만 7조9000억원을 순매도한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도 11일까지 1조452억원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주중에는 TSMC, ASML, 램리서치 등 글로벌 반도체 밸류체인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된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의 대부분이 반도체(-1.8조원, 9월 -8.9조원)에 집중되고 있을 정도로 투자심리가 취약해진 상태”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발표 이후 국내 반도체주들의 수급과 주가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4일 오전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미 증시 훈풍에 상승 출발한 후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매수세에 오름세를 지속하며 2610선을 회복했다. 이날 오전 9시 45분 현재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2.57포인트(0.87%) 오른 2619.48에서 거래 중이다. 이시각 현재 개인투자자만 1595억원 순매도하고, 외국인, 기관은 각각 543억원, 940억원 순매수 중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09포인트(0.14%) 하락한 769.89에서 거래 중이다. 코스닥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만 475억원 순매수 중이며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90억원, 134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소폭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2.5원 오른 1352.0원으로 개장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오전 9시15분 현재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30분 기준가)보다 2.9원 상승한 1352.4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9일 야간 거래에서 1351.3원으로 마감하며 두달 만에 종가 기준으로 1350선을 넘어선 바 있다. 달러 강세와 함께 유로화 약세, 엔화 가치 하락 등의 대외 변수와 함께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 추세 지속 등 수급 여건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박상현 iM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주 "ECB 통화정책회의에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 시그널을 강하게 던져줄지가 유로 및 달러 흐름에 중요한 변수”라며 “중국 경기부양 효과 논란 등에 따른 위안화 추이도 원화 흐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