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회 현수막 장기간 방치 안된다
강남구 조례 개정
행사때만 설치가능
서울 강남구가 장기간 방치되고 있는 집회 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다. 강남구는 전국 기초지자체 가운데 처음으로 조례를 개정하고 지난 한달간 강남역과 선릉역 일대 현수막을 모두 정비했다고 14일 밝혔다.
현행 옥외광고물법에 따라 집회 현수막은 관할 경찰서에 집회신고만 하면 내걸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집회를 열지도 않으면서 장기간 현수막을 걸어놓는 사례가 빈번하다. 도시 미관을 해치고 도로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이어지기 일쑤다.
강남구는 현행 법에는 이를 철거할 근거가 없어 대처가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지난 3월 조례를 개정했다. ‘집회 현수막의 표시방법’ 조항을 신설해 실제 집회나 행사가 열리는 기간에만 설치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위반할 경우 지자체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조례 개정 이후 가장 민원이 많은 강남역과 선릉역 일대 현수막을 대대적으로 정비했다. 강남역 1·2번 출구와 도로에는 17개의 현수막이 난립해 있었다. 일대를 효과적으로 정비하기 위해 서초구와 협력하는 한편 집회신고자들에게 자진 정비를 요청했다. 실제 집회가 열리는지 살피기 위해 야간 시간까지 현장 점검도 했다. 그 결과 집회신고자가 현수막 4개를 자진 철거했고 15일에는 구와 수서경찰서가 남은 13개를 철거했다.
선릉역 4번 출구 일대에 방치된 16개는 집회신고자에게 자진철거 안내를 한 뒤 집회가 없음을 확인하고 철거했다. 구는 향후 현수막 재설치를 방지하기 위해 현장점검을 강화하고 실제 집회 여부를 확인해 신속히 조치할 계획이다.
조성명 강남구청장은 “오랜기간 방치돼 주민들 불편을 초래한 현수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례 개정과 철저한 정비를 통해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냈다”며 “불법 현수막을 포함한 편법 행위를 적극 단속해 도시 미관을 유지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김진명 기자 jm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