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e음 운영비 36억 지자체가 분담

2024-10-14 13:00:02 게재

민간플랫폼 도입 앞두고

지자체들 “선택권 필요”

정부가 고향사랑기부를 위해 민간플랫폼을 도입하는 지자체에도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고향사랑e음 유지관리비를 부담하도록 할 방침이다. 민간플랫폼 도입을 검토 중인 지자체들은 이중 부담이 아니냐며 볼멘소리다.

14일 내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지역정보개발원은 지난달 25일 행정안전부와 243개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고향사랑e음 유지관리 사업계획 승인을 요청했다. 필요한 예산 35억9952만원에 대한 지자체 분담 방식도 제안했다.

지역정보개발원은 필요한 예산 전부를 지자체들이 나눠 내도록 할 예정이다. 243개 지자체에 균등하게 분담토록 할 경우 지자체별로 대략 1481만원 정도 된다.

올해와 마찬가지로 모금 실적에 따라 8개 등급으로 나눠 차등 분담토록 하면 최대 2345만원(4억원 이상 모금)부터 최소 1070만원(1억원 미만 모금)씩 내야 한다. 업무효율을 위해 등급을 8개에서 5개로 줄이는 안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지자체들은 민간플랫폼을 통한 모금과 고향사랑e음을 통한 모금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민간플랫폼을 이용해 모금을 할 경우 이에 따른 위탁 비용이 발생하고 고향사랑e음에서도 위탁 비용이 추가돼 이중 부담이 불가피해지기 때문이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비용을 모금액의 30% 범위 내에서 지출한다고 생각하면 지금의 비용지출 구조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들의 불만은 단순히 비용을 중복해 부담해야 한다는 것에만 있지 않다. 고향사랑e음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민간플랫폼을 도입하는데 기존 시스템 관련 업무가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이 더 큰 불만이다. 예를 들어 고향사랑e음 답례품 등록·관리를 계속 해야 한다.

또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성공하려면 지역의 문제를 기부자와 공유하며 관계를 만들어가야 하는데, 고향사랑e음은 이용 불편 때문에 오히려 방해가 되는 수준”이라며 “점점 기능을 줄여가는 방향으로 제도를 손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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