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국민건강·경제에 큰 위험요인으로 인식…보건·바이오산업 적극 대처 필요”
기술·신제품 개발에도 기후 관점 관철
최근 연도에 국내외에서 변화하고 있는 기후양상은 보건·바이오산업계에도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함으로 보여준다. 기후의 극심한 변화는 국민건강과 생산력 향상에 큰 위협요인으로 인식하고 기술·제품 개발에도 기후 관점을 관철시킬 필요성이 높아졌다.
15일 정혜원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헬스혁신기획단 책임연구원은 진흥원이 최근 발행한 보건산업브리프 413호에 게재된 ‘기후 위기 대응과 연계한 바이오헬스산업 동향 및 시사점’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보건의료 영역에서 건강 위험을 최소화하는 것 이외에도 혁신과 연구 개발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의약품과 백신 진단기법 그리고 치료법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혁신적 노력은 기후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질병과 기존 질병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 의료 분야, 기후 위기 영향 =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제6차 평가보고서(2021)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더욱 빠르고 심각하게 진행하고 있고 생태계와 건강에 밀접한 영향을 준다.
기후변화와 건강 문제와의 연관성 이외에도 주요 연구들은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잠재적 위험성을 경고한다. 지구 온도가 섭씨 1도 오르면 세계 GDP(총생산)는 최대 12% 감소할 것으로 설명한다. 특히 2023년의 세계 GDP는 기후변화로 약 1.8%(1조5000억달러) 감소하고 동남아 지역은 14.1%, 남아프리카 지역은 11.2% GDP가 각각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기후변화로 인한 수출입경로 영향, 경제성장 위축 등으로 2100년 우리나라 GDP는 2.0~5.4% 감소가 예상된다고 보고됐다.
경제적 측면에서 기후변화에 따른 생산성 감소와 노동생산성 저하는 GDP 감소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근로자의 건강이나 작업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주게 되면 근로자의 생산성 저하의 결과가 발생한다.
ILO은 열 스트레스로 인한 전 세계 총근로시간 감소율이 1995년 1.4%에서 2030년 2.0%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다.
의료기관이나 환자치료에 사용하는 의료기기 등 보건산업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전 세계 온실가스 순 배출량의 약 5%(2기가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상당량)에 해당하며 기후변화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기후변화 영향은 나빠진 건강 문제로 더 많은 사람이 의료기관을 찾게 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의료기관에서 환자들을 위한 치료에 사용되는 각종 전자장비나 기기 등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전체 보건 산업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70% 수준이다.
의료기관 차원의 폐기물 및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 외에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지속 가능한 환자 돌봄 원칙-예방 △환자의 자가 치료 능력향상 △저탄소 대안 적용 △건강기후 연구 △필수 의료 제품 및 기술 개발 △기후 기반 건강 프로그램 등 종합적인 대응 방안이 필요하다.
◆ 기후 위기 대응 국내외 동향 = 세계보건기구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건강 적응 계획을 통한 기후변화로부터 건강 보호 지침’에서 위험 평가, 적응 옵션 식별 및 우선순위를 지정하고 적응 과정을 위한 모니터링 및 평가를 포함해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 위험을 관리하는 과정을 전반적인 국가적응 계획 과정에 통합하도록 설계했다.
2023년 8월 G20 보건부 장관 회의 시 발표된 공동선언문에서도 기후변화에 따른 건강관리 관련 국제협력이 포함됐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보건 의료 분야 국제적 단체인 ’헬스케어 윗아웃 함‘(Healthcare without harm)은 세계 86개 국가의 7만여개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다. 의료 부문에서 환경측면으로 지속 가능하게 하는 전략들을 실천하고 있다.
먼저 의료 시설에서 ●유해물질과 비유해물질을 포함한 많은 폐기물의 올바른 분리와 재활용 ●의료폐기물의 안전한 처분 ●에너지 소비를 줄이기 ●재생 가능 에너지원 전환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과 운영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또한 안전한 화학물질 사용을 통해 청소 소독 및 의료 절차에서 유해 물질을 줄이고 더 안전한 대체재를 사용한다. 환경친화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의료용품과 장비 조달구매를 통해 전반적인 환경 영향을 줄인다. 저탄소 제품이나 유해 물질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포함한다.
이를 위한 각국의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우리나라는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법적 제도적 조치들을 통해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계획'을 수립해 기후변화에 대한 전반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기후변화에 대응을 위한 공공보건 프로그램은 취약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과 프로그램을 포함해 기후변화로 인한 건강문제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국내 병원들은 ESG와 연계한 환경목표를 수립하고 경영에 반영하고 있다. 별도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하는 의료기관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아산병원 화순전남대병원 강북삼성병원 등이 있다. 서울아산병원은 2021년 의료기관 최초로 ESG위원회를 발족했다. 화순전남대병원은 ESG 경영위원회를 신설해 환경 사회적 책임 거버넌스 관련 과제들을 정하고 추진 중이다. 강북삼성병원은 ESG 위원회를 발족해 탄소중립 실현, 재생 에너지 100%, 의료 폐기물 감축 등의 과제를 실천 중이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