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일자리 창출 가로막는 낡은 규제 개선해야”
경총, 국무조정실 등에 건의
기업경영 등 6대 분야, 186건
#.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택배 수령이 일반화되면서 현재 대부분 택배기사가 문 앞에 물품을 배송하고 고객에게 인증 문자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비대면 배송은 원칙적으로 표준약관에 위배된다. 최근 드론을 활용한 배송 기술까지 개발되는 상황에서 비대면 배송 관련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 손경식)는 “기업 경쟁력 향상을 위해 186건의 규제개혁 과제를 현장에서 발굴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등 관련 부처에 건의했다”고 15일 밝혔다.
규제개혁 과제 186건은 신규 과제 144건과 재건의 과제 42건으로 현장애로 66건, 안전 35건, 기업경영 17건, 세제 24건, 노동 23건, 환경 21건 등이다.
경총은 현장애로 분야 주요 규제개혁 과제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사문화된 택배 표준약관의 아날로그 방식의 규제를 개선하고 중고차의 온라인 판매가 허용된 시대 변화를 반영해 자동차 매매업 등록기준 등 현실과 맞지 않는 제도를 합리화해 줄 것을 건의했다.
안전 분야로는 중대재해 예방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재해 위험상황 모니터링 목적의 CCTV 설치 의무 제도화를 건의했다. 친환경차에 대한 국민불안 해소와 선제적인 안전확보를 위해 차량 결함 시정조치 및 무상수리 제도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업경영 분야에서는 최근 기업의 투명경영 확산과 글로벌 스탠다드를 고려해 자료제출 등 공정거래법 위반 시 처벌 수준을 완화하고 우리나라만 엄격하게 운영하는 사외이사가 지배하는 회사의 계열사 편입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공익법인의 기부금 사항은 이미 국세청에 공개하고 있으므로 이사회 의결 및 공시 대상에서 제외하고 주주총회 소집시 서면 통지 의무를 전자문서로 통지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했다.
세제 분야로는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산업 패권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미·일 등 주요국은 자국의 생산기지 확대를 위해 대기업·중소기업, 자국 및 외국기업 구분없이 투자유인 세제 혜택과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생산기지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없고 설비투자 유인으로 대기업(15%)과 중소기업(25%)을 차등 지원한다. 세액공제 대상에서 토지·건물이 제외돼 실제 투자 유인이 미흡하다. 경영상 적자시에도 세액공제가 가능한 환급제 신설, 토지·건축물까지 공제 대상 확대, 보조금 지급 등 획기적인 지원책 마련을 주문했다.
노동 분야로 청년층에게 보다 많은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해 경직적인 근로시간제도와 획일적인 고용형태를 다양화하는 노동 규제 완화를 건의했다.
환경 분야 주요 규제개혁 과제로 탄소 저감을 위해 친환경차 및 저탄소 기술·설비 지원제도를 확대하고 친환경차 인프라 구축을 위해 충전소의 실 이용량을 기준으로 기본 전기요금을 충전사업자에게 부과하도록 제도를 개선해달라고 건의했다. 지속가능한 신재생 에너지 확산을 위해서 해상풍력발전 특별법 제정 및 관련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하고 청정 에너지원인 수소 공급 인프라 구축을 위한 지원제도 마련을 요청했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작은 규제라도 해당 기업에는 절벽으로 다가오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덩어리 규제나 킬러규제 뿐만 아니라 기술변화를 따라오지 못하는 아날로그 방식의 낡은 규제와 법령의 근거없이 곳곳에 숨어 있는 그림자 규제를 적극 발굴·개선해 민간의 규제개혁 체감도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