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안보 해쳐” “6.25 누가 일으켰나?”
경기도 국감서 ‘안보’ 공방
파주시장, 주민 고통 호소
북한이 포병부대 완전사격 준비태세를 지시하는 등 긴장이 고조되면서 경기북부 접경지역 주민들의 불안감도 증폭되고 있다. 14일 경기도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선 접경지 긴장 고조의 원인을 두고 여야가 날선 공방을 벌였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와 관련 도내 접경지역에 대한 위험구역 설정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감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경일 파주시장이 참고인으로 출석해 “(남북 간) 긴장이 높아질 때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는 파주시민들은 상상 이상의 공포에 휩싸인다”며 “대성동마을 주민들은 끔찍한 확성기 공격에 시달리는 등 전단사태로 촉발된 긴장으로 절망의 터널 속에서 말 못할 고통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신정훈 행안위원장이 “오물풍선 대북방송과 보복 대남방송, 그리고 11일 저녁까지의 과정을 정리해 봤는데 5월까지 일관되게 대북전단을 20회 보냈고 이후 오물풍선이 넘어왔는데 어떻게 남쪽 책임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나”라며 “되로 주고 말로 받는 손해 장사”라고 말했다.
이에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김경일 시장과 김동연 지사를 향해 “과거 연락사무소 폭파 외에도 북한의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이 있었는데 당시에도 우리측에 원인이 있었다고 보나”라고 따졌고,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도 “평화를 얘기해야 할 때면 북한 김정은에게 먼저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6.25전쟁 누가 일으켰나, 우리가 군사적 도발을 한 적이 있냐”고 거들었다.
같은당 김종양 의원은 “파주시민이 겪는 것 뿐만 아니라 더 큰 위협들이 어디서 왔나, 좌파정부의 유화적 대북정책 탓”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위성곤·채현일 민주당 의원은 “대북전단 살포와 오물풍선 공격은 상호 상승되어서 결국 무인기 사태까지 온 것”이라고 반박했고 같은당 모경종 의원도 “북한이 도발하면 단호하게 응징해야 하지만 북한이 도발할 빌미를 왜 만들어주나”라고 정부의 대응을 문제삼았다.
여당 의원들과 김 지사의 설전도 이어졌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은 “경기도 병무담당 공무원 266명 중 대면 전시임무교육 이수자가 61명에 불과하고 경기도의 참전명예수당도 타 지역에 비해 적다”며 “기본도 되지 않으면서 안보 얘기하는 게 부끄럽지 않습니까”라고 공격했다.
이에 김 지사는 “애초 낮게 책정된 참전명예수당을 제가 취임한 이후 50%씩 꾸준히 올리고 있다”면서 “지금 정부가 안보를 해치는 정책으로 나아가고 있지 않나. 왜 무인기가 날아다니고 북한에서 발표가 납니까”라고 반박했다. 김경일 파주시장은 참고인 마무리 발언에서 “간단히 해결 가능한 일이다. 안보내고 안받으면 되는데 그걸 못한다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김 지사는 이날 국감에서 북한의 완전사격 준비태세에 대응해 도내 접경지역에 대한 위험구역 설정 검토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충분히 위험구역 설정 요건에 합당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연천 포천 파주 김포 고양 전 지역에 대한 위험구역 설정을 검토하라고 오늘 아침 지시했다”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