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대출 ‘고신용자’에 집중
집행액 72%, 고신용자에 몰려
오세희 “공적 역할에 충실해야”
경영이 어려운 소상공인들에게 저리 대출 형태로 금융지원을 해주는 경영안정자금이 신용점수가 높은 고신용자에게 집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 정책자금이 소상공인 생존을 돕는 공적자금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는 대출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오세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제출받은 소상공인 정책자금 집행내역을 보면,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최근 1년간 경영애로 해소를 위해 지원하는 정책자금인 일반경영안정자금 집행액 중 71.9%(9294억원)가 신용점수 840점 이상의 고신용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용점수 710~839점의 신용도가 중간인 소상공인에게는 26.6%(3436억원), 신용점수 710점 미만의 저신용자에게는 1.3%(163억원)이 집행됐다.
재해 등으로 일시적 경영난에 처한 소상공인에게 지원하는 정책자금인 특별경영안정자금 역시 같은 기간 동안 30.8%(3662억원)이 고신용자에게, 48.6%(5780억원)이 중신용자에게 집행됐다. 저신용자 지원 비율은 18.9%(2248억원)에 그쳤다.
최근 정부가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에게 소진공을 통해 긴급경영안정자금을 투입했는데, 피해자 중 다른 채무가 있는 소상공인들은 “신용점수 등 요건이 까다로워서 정책자금 대출을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는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오세희 의원은 “은행 문턱을 넘기 힘든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자금에서도 신용이 낮은 사업자는 소외된다면 정부와 민간은행이 무슨 차이인지 의문”이라며 “민간 자금과 달리 정책자금은 소상공인들의 위기 극복을 돕는 공적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