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물량·금액지수 7개월째 하락
올 초까지 급등 후 내리막길…한은, 9월 무역지수 발표
우리나라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꺾이는 흐름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호전되던 수출 물량과 금액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24년 9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치)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 물량 및 금액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4%, 35.8%로 집계됐다. 반도체 수출 물량과 금액 모두 올해 3월 이후 7개월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물량지수는 최근 석달째 전년 동기에 비해 후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물량지수는 지난해 4월(-1.0%)까지 감소추세를 보이다 5월(8.4%)부터 빠르게 늘어나 올해 2월(49.6%) 정점을 보인 이후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출 금액지수는 지난해 10월(-4.3%)까지 하락하다 11월(12.1%) 이후 증가세로 전환한 이후 올해 2월(65.2%) 정점을 보인 후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
다만 반도체 관련 무역지수가 지난해 초반까지 보였던 최악의 상황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달 D램(-2.6%)과 플래시메모리(-1.4%) 등 주력 품목의 수출 가격이 전달 대비 하락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각각 56.0%, 118.3% 높은 수준이다. 통관기준 반도체 수출 금액도 올해 8월까지 누적 901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606억7000만달러)에 비해 48.6% 증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물량지수는 전년도 높았던 증가세에 따른 기저효과와 조업일수 등의 영향으로 일시적 조정이 있었다”며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일부 변동성은 있지만 크게 빠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액지수로는 하락폭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D램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시장에 대한 부정적 전망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 투자은행은 스마트폰과 PC 수요 감소 등에 따른 ‘고점론’을 제기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지난달 말 기준 D램 범용제품 가격이 전달 대비 17.1%나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