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 연계 적합서 지리 ① ‘한국지리’ 생산과 소비의 공간
‘도시는 살아 있다’
“조선소에서 5년간 근무한 지은이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긴 책이다. 경남 거제라는 공간적 배경과 함께 조선소 노동자와 그 가족의 진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는 무엇이고 그 가족의 범위는 무엇인지도 돌아보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단순히 ‘공장이 도시에 있다’는 사실을 넘어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에 관심을 갖게 된다. 후속작인 ‘울산 디스토피아, 제조업 강국의 미래’ 또한 우리나라 최대의 중화학 공업 도시인 울산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한다. 두권을 함께 읽는다면 ‘한국지리’의 공업 단원을 깊이 학습할 수 있다.”
서태동 전남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교사 등 지리 교과 자문 교사단이 ‘중공업 가족의 유토피아’를 추천하는 이유다.
‘성적은 9등급이지만, ‘땐스 스뽀츠’는 잘하고 싶다!’ 2017년 개봉한 다큐멘터리 ‘땐뽀걸즈’의 포스터 문구다. 이듬해 같은 제목의 드라마도 방영됐다. 성적은 최하위권, 교복을 입고 음주하던 문제아의 ‘발칙한 반란’의 이면에는 갑작스러운 지역 경기 불황과 가정사가 있었다. 그럼에도 새로운 목표로 달려 나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이 책은 ‘땐뽀걸즈’와 비슷한 이야기를 다룬다. 세계 조선업의 메카였던 경남 거제는 중국의 부상과 저유가, 해운업 침체로 2010년대 중반 시작된 국내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다. 그 과정에서 호황으로 감춰져 있었던 문제가 고개를 들었다.
특히 직영·하청·무기계약직 등 고용 형태에 따른 실질적 계급 사회, 위험과 해고의 외주화, 출신 지역에 갈리는 생활 경향은 도시의 발전을 정체하고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이었다. KTX와 공항 신설 등 교통망의 변화도 도시 생태계에 영향을 미쳤다.
지은이는 도시의 역사를 선명하게 담아낸다. 특히 산업적 측면을 넘어 자신의 가족부터 직장 동료, 동네 주민 등 거제 사람들의 이야기로 상황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그만큼 쉽게 읽히는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정나래 내일교육 기자 len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