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한 의사’ 블랙리스트 작성 전공의 재판행
검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 구속 기소
의대 증원 관련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 명단을 만들어 인터넷에 게시한 사직 전공의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공공수사3부(김태훈 부장검사)는 사직 전공의 정 모씨를 스토킹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정씨는 지난 6~9월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반발하는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 등의 명단인 이른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의사·의대생 커뮤니티인 메디스태프와 텔레그램 등에 수차례 게시한 혐의를 받는다.
정씨는 의료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전임의·의대생 등 1100여명을 ‘감사한 의사’라고 비꼬며 이들의 소속 병원, 진료과목, 대학, 성명 등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총 26회에 걸쳐 배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개인정보를 온라인에 배포해 집단적으로 조롱과 멸시의 대상이 되도록 한 범행으로 온라인스토킹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죄질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유사·모방범죄 뿐 아니라 관련 각종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엄정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씨는 당초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됐으나 경찰은 그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괴롭힘 행위를 했다고 보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법원은 지난달 20일 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정씨측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제가 작성한 글로 인해 피해를 입은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구본홍 기자 bhko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