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현대복합쇼핑몰 특혜 논란
감속차로 현대 소유 추진
신세계 신축 때는 불허해
복합쇼핑몰 ‘더현대 광주’ 신축 허가에 앞서 진행할 2차 교통영향평가 심의 때 감속차로 개설과 소유권 등을 놓고 특혜 논란이 재현될 전망이다.
16일 광주시와 북구 등에 따르면 더현대 광주 복합쇼핑몰 신축 허가에 앞서 교통개선 대책 등을 심의하는 2차 교통영향평가가 오는 24일 열릴 예정이다. 지하 6층, 지상 8층 연면적 27만4079㎡ 규모인 더현대 광주는 오는 2027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25일 열린 1차 심의 때 교통량 폭증에 따른 대책으로 왕복 4차선(1-35대로) 도로에서 복합쇼핑몰로 들어가는 출입구에 감속차로(셋백, 길이 150m·폭 3m)를 설치해 기부채납하라는 보완 결정이 나왔다. 또 복합쇼핑몰로 좌회전 진입을 허용하는 조건으로 현대백화점 부담으로 교량(길이 58m·폭 23m) 신설을 요구했다. 당시 현대백화점은 대통령 공약으로 광주에 진출했다는 점 등을 들어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고, 이 중 교량 신설은 복합쇼핑몰 부지를 현대백화점에 매각한 개발사업자가 부담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2차 교통영향평가 심의 땐 감속차로 확보와 광주시에 기부채납하는 방안이 논의될 예정이지만 현대백화점은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저희는 기부채납을 안 하는 게 좋다”면서 “어떻게 할지 현재 광주시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교통 종합 개선안을 보면 중심도로인 1-35대로 양쪽에 폭 4.5m 보도가 있고, 이곳에서 4m 떨어진 곳에 복합쇼핑몰 건축한계선이 있다. 교통영향평가 요구에 따라 1-35대로에 감속차로를 만들 경우 보도와 건축한계선 등이 연쇄적으로 복합쇼핑몰 쪽으로 밀리게 된다.
이렇게 되면 기존 건축한계선을 기점으로 만든 복합쇼핑몰 설계를 3~4개월을 들여 수정하면서 공사가 지연된다. 또 기부채납에 따라 감속차로 소유권이 광주시로 이전되면서 주차장과 사무실 용도인 지하를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행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43조 1항에 따르면 지상 등에 기반시설(감속차로)을 만들 경우 위치 및 규모 등을 도시관리계획(기부채납)으로 결정하도록 정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기부채납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자 광주시는 조심스럽게 현대백화점의 감속차로 소유권을 인정하는 대신 지상권을 설정하고 공공기여를 받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1년 전 광주신세계 백화점 확장 이전에 따른 인허가 때 불허했던 사안이다. 이 때문에 광주신세계는 이마트 광주점과 주차장 부지에 신축하려던 계획을 포기하고 4700억원을 들여 광주종합버스터미널을 인수해 백화점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1차 교통영향평가 심의에 참석한 일부 위원들이 신세계 사례를 들며 특혜를 지적했다”면서 “합리적 방안을 찾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