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생태계 지원 위해 내년까지 8조8천억 투입
저리대출·인력양성·인프라 구축 … 반도체특별법 논의 참여
경제관계장관회의 … 내달 제2차 사회이동성 개선방안 마련
정부가 반도체 생태계를 지원하는 데 내년까지 8조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저리대출·펀드 등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예산을 통해 인력 양성과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다.
정부는 또 취업자 감소세가 뚜렷한 건설업계에 신규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서 1조7천억 지원 = 기획재정부는 16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주재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 추진상황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앞서 발표한 반도체 지원 대책의 일정을 구체화한 것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6조원 규모의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추진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우선 내년 정부는 금융지원, 재정지원, 인프라 구축 분담 등에 나선다. 정부가 지원하는 금융 규모는 4조7000억원대다. 시중 최저 수준의 금리로 자금을 빌려주는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내년까지 4조2500억원을 공급한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1200억원의 재원을 새로 조성해 내년에 총 4200억원을 공급한다.
정부가 지금까지 저리대출 프로그램을 통해 공급한 자금 규모는 8248억원이다. 반도체 생태계 펀드는 첫 번째 투자 기업으로 코아시아세미코리아를 선정했다.
정부가 내년 반도체 지원을 위해 편성한 예산은 1조7000억원이다. 저리대출·펀드 등 금융지원을 위해 산업은행에 2500억원, 펀드에 300억원을 각각 현금 출자한다. 연구개발(R&D)에는 7000억원, 인력양성에 5000억원, 팹리스 사업화에 1000억원을 각각 투입한다. 도로·용수·전력 등 인프라 구축을 위해 정부와 공공부문이 분담하는 규모는 2조4000억원이다.
용인 국가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국도 45호선 확장 사업에 대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한 데 이어 국비를 지원해 2030년 개통을 추진한다. 용인의 국가 산단과 일반 산단에 대한 통합 용수공급 사업에는 2031년 용수 공급을 목표로 수자원공사가 70%인 1조5000억원을 부담한다.
정부는 관련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하는 한편, 현장 애로를 지속 해소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국회에서는 세제·재정·인프라 지원 근거를 마련하고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특별위원회를 신설하는 등을 골자로 한 반도체특별법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의 세액공제를 연장하는 내용의 세법개정안 통과와 시행령 개정에도 적극 나선다는 계획이다.
◆건설업 숙련인력 대우 개선 = 한편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취업자 감소세를 보이는 건설업계에 신규 인력이 유입될 수 있도록 숙련인력 대우를 개선하겠다”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부문별 고용상황을 더욱 세밀하게 점검하고, 어려움이 큰 부문에는 적극적인 대응책을 추진하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부총리는 “다음 달 청년·여성·중장년 등 취약계층의 경제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제2차 사회이동성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한 배달분야 상생방안을 이달 내 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선 반도체 생태계 종합지원 방안 추진 상황과 스타트업 혁신기술 보호·구제 강화 방안 등도 논의했다. 최 부총리는 “최근 물가와 금융비용 부담 등 내수 제약요인이 점차 완화되고 있으나, 체감경기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이달 초 마련한 기업투자, 건설투자, 민간소비 등 부문별 내수회복 방안의 집행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생태계 종합 지원 방안과 관련해선 “정부는 반도체 산업에 내년까지 8조8000억원을 지원하는 등 글로벌 주도권 확보를 확실히 지원하겠다”면서 “용인 반도체 산단의 도로·용수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고, 국가와 공공부문에서 2조4000억원 규모의 비용분담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