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산불에 문화재 33건 피해…국가유산청, 긴급 대응 총력
1일에 3건 추가 피해
재난 위기경보 ‘심각’ 유지
국가유산청은 최근 전국적으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해 3월 21일부터 1일 오후 5시까지 총 33건의 국가유산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 기간 동안 총 86건의 산불이 발생했고 83건이 진화 완료됐다. 국가유산 피해 현황을 살펴보면, 국가지정 13건(보물 3건, 명승 4건, 천연기념물 3건, 국가민속문화유산 3건)과 시도지정 20건(유형문화유산 3건, 기념물 3건, 민속문화유산 5건, 문화유산자료 9건)이 포함됐다.

피해는 경북 의성·안동·청송 등 지역에 집중됐다. 의성 고운사에서는 보물로 지정된 연수전과 가운루가 전소되었고, 석조여래좌상은 일부가 훼손됐다. 청송에서는 송소고택, 서벽고택, 사남고택 등 민속문화유산이 소실되거나 그을림 피해를 입었다. 안동의 만휴정 원림과 구리 측백나무숲, 백운정 등도 산림 및 주변 피해를 입었다. 울산 울주의 천연기념물 목도 상록수림과 강원 정선의 백운산 칠족령 명승지도 피해를 입었다. 이에 국가유산청은 산불 발생지에 대한 긴급 현장조사와 피해 집계를 지속하고 있으며 국가유산 보호와 복구에 총력 대응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산불의 직·간접 영향권에 있는 안동 봉정사, 부석사, 의성 고운사 등 주요 사찰과 종가 소장 유물 24건의 1581점은 인근 박물관 수장고 등으로 긴급하게 옮겼다. 유물은 향후 보존 상태를 철저히 점검한 뒤 산불 종료 이후 본래 위치로 안전하게 옮길 계획이다.
산불 위험에 노출된 목조문화유산 12점과 석조문화유산 34점에는 방염포가 설치됐다. 효과성과 안정성은 현재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연구용역을 통해 검증 중이며 향후 관련 지침과 매뉴얼이 마련될 예정이다. 방염포는 의성에 200롤, 안동에 75롤, 산청에 5롤 등 지원했다.

국가유산청은 재난 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유지하고 있으며 피해 유산의 현장 우선순위에 따른 복구계획 수립을 준비하고 있다. 복구에는 긴급보수비와 국가유산 보호기금 등의 가용재원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산불 재난 상황과 같은 긴급 상황에는 선조치 후승인이 가능하도록 행정 조치를 유연하게 적용하고 있다. 목조문화유산 주변 방화선 구축 등 선제적 대응을 제도적으로도 뒷받침할 계획이다.
아울러 2차 피해 방지와 파손된 국가유산의 보호·관리도 강화한다. 국가유산청은 건축국가유산이 불에 타거나 파손될 경우, 남은 나무 기둥이나 구조물 조각들을 수집해 보존할 수 있도록 ‘전통건축부재보존센터’(경기 파주)를 운영 중이다.
송현경 기자 funnyso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