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미분양토지 ‘끼워팔기’ 말썽
3000억 이상 공공임대
“민간에 부담 떠넘긴다”
경북도개발공사가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을 시행하면서 장기 미분양주택용지를 끼워 파는 ‘패키지 특약’을 적용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방공기업 부담을 민간에 떠넘기는 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경북도개발공사에 따르면 공사는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사업 2단계 중 첫 공동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한다. 764가구 규모를 10년 임대 이후 분양으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공사는 ‘패키지특약’을 공사 설립 이후 처음 적용한다. 3000억원 이상인 공공임대주택 건설사업에서 사업비 10%에 달하는 장기 미분양 주택용지를 끼워 파는 방식이다.
공사는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도의회 지방건설기술심의위원회 등과 관련 절차를 끝냈다. 지난 9월 초 현장설명회를 진행했고 계룡건설과 금호건설 컨소시엄 두곳이 제안서를 접수했다. 공사는 이들 중 실시설계 적격자를 선정해 오는 2028년 3월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문제는 ‘패키지특약’이다. 당초 400억원대 규모를 계획했다가 민간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는 지적에 따라 300억원대인 3만6827㎡로 줄였다. 건설사들은 이 때문에 입찰을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재값 상승에 부동산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여기에 대규모 택지까지 떠안는 조건으로 인구소멸 위기가 심각한 경북 북부지역에 공공주택을 짓는다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실제 현장설명회 후 사업제안서 접수도 1개월 이상 미뤄졌다. 한 지역 건설사 관계자는 “이윤이 거의 정해져 있는데 미분양 택지까지 사는 조건으로 공사를 발주하면 결국 공기업 부담을 민간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지역업체를 배려하지 않는 사업방식”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무리하게 사업성을 맞추려다 보면 부실공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사측은 “처음 시행하는 방식이지만 결국 건설사들이 사업성을 분석해 입찰한 것”이라며 “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고육책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택지 입지가 좋아 충분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답변했다.
한편 경북도청 신도시 조성사업은 2010년부터 2027년까지 태동기 성장기 확산기 3단계로 추진되고 있으나 2단계 이후부터 지지부진한 상태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