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위기, 신탁사 부실로…금융지주 계열 대형사 검사

2024-10-17 13:00:03 게재

책임준공형 사업장 많은 신탁사들 부실 커져

금감원, 신탁사 임직원 사익추구 행위도 점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금융당국이 PF구조조정의 마지막 수순인 부동산신탁사에 대한 검사를 벌이고 있다. 부동산PF 위기가 커지면서 부동산신탁사의 부실이 급격히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은 규모가 큰 금융지주 계열 부동산신탁사의 건전성 관리실태와 영업행위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증인 선서하는 이복현 금감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부동산PF 부실로 시공사들이 무너지면서 책임준공 부담이 커진 신탁사들을 중심으로 검사를 벌이고 있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책준형) 규모가 큰 신한자신신탁과 KB부동산신탁, 우리자산신탁 등이 대상이다. 4대 금융지주에 속한 부동산신탁사 중 나머지 한 곳인 하나자산신탁에 대해서는 검사 여부를 저울질 하고 있다.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시공사가 책임준공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회사가 그 의무를 대신하는 신탁을 말한다. 도급순위가 낮거나 신용도가 낮은 중소 시공사가 참여한 PF 사업에서 준공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신탁회사로부터 책임준공 확약을 받는 형태다.

주로 시공순위 200~300위 건설사들이 책임준공 확약을 많이 했고, PF부실 확대로 이들 건설사들이 무너지면서 책임준공 확약을 해준 신탁회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9월말 기준 책임준공형 관리형 사업장은 KB부동산신탁 180개, 신한자산신탁 167개, 하나자산신탁 119개, 코리아신탁 117개, 우리자산신탁 108개 순이다.

금감원은 올해 초 차입형 토지신탁이 많은 한국토지신탁과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검사를 벌여 대주주 및 임직원의 사익추구 행위 등을 다수 확인했다. 대주주 등이 시행사에 토지매입자금 등의 명목으로 계속적·반복적으로 1900억원 상당을 대여하고 평균 18% 수준의 고금리 이자를 수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대주주 및 임직원이 직무와 관련해 신탁사업의 용역업체 등으로부터 금품 및 법인카드 등을 수취해 사적으로 사용한 사실도 확인됐다.

금감원은 하반기 신한·KB·우리금융 계열사 신탁사 3곳에 대한 검사에서도 사업성이 낮은 사업장에 책준확약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는 행위 등을 점검하고 있다.

금감원은 내달 검사를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검사 결과를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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