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서 담배공장 돌린 중국인들

2024-10-17 13:00:02 게재

초등학교 맞은편서 옷가게 위장

“시내 공장 발견 전례 찾기 어려워”

서울 시내에서 불법으로 담배공장을 운영한 중국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기동순찰대는 담배사업법 위반 등 혐의로 중국인 여성 8명을 체포해 조사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적어도 1년 전부터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에서 불법 담배공장 2곳을 운영하며 약 13억원을 벌어들인 혐의를 받는다.

위조담배는 대부분 완제품 밀수 단계에서 세관에 적발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공장이 드러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하루에 150보루 분량의 담배를 생산했으며, 한 보루에 약 2만5000원을 받았다.

이들은 경찰의 눈을 피하기 위해 공장 두 곳 모두 건물 지하 1층에 차렸다. 특히 초등학교 맞은편 주택가에 있는 한 공장에는 ‘란제리 재단 전문/대형재단판 구비 ○○재단’ 간판을 걸고 위장 영업을 했으며, 중국인이 선호하는 담배브랜드를 도용한 ‘짝퉁 담배’도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대림동 일대에 두 군데 공장에서 불법 담배를 제조하고 있다”는 주민 제보를 토대로 탐문해오다가, 지난 12일 현장을 급습해 이들을 검거했다고 설명했다.

검거된 8명 중 4명은 불법체류자인데, 경찰은 이들이 불법을 알고도 신고하지 못하도록 불법체류자 위주로 고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장에서 담배 1360보루와 13만개비, 담뱃잎 280㎏, 압축기와 건조기 등 생산장비 28대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 담배는 건강 경고문구와 주요성분 함유량이 기재돼있지 않고 검증되지 않은 유해 성분이 함유될 수 있으므로 절대 구매하면 안 된다”며 “발견하면 적극적인 신고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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