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보험에 가입했어요’
다크패턴 접할수록 보험가입률 늘어
“소비자 90%가 이 보험에 가입했습니다.”
일반적인 보험회사의 홍보문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문장에 노출될 수록 보험가입률이 높았다. 전문가들은 보험상품의 비대면 판매 과정에서 다크패턴(눈속임설계)이 소비자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18일 보험연구원 오병국·변혜원 연구위원과 이소양 연구원이 최근 펴낸 ‘금융의 디지털화와 소비자 보호’ 보고서에는 다크패턴(눈속임 설계)을 비롯한 디지털 금융에 대한 우려가 이어졌다.
보고서는 지난해 유럽보험연금감독청(EIOPA)이 보험분야의 다크패턴을 조사한 사례를 소개했다.
EIOPA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해당 보험상품을 구매했다’는 문장을 보았느냐고 물었고, 설문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중 13%가 본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2년 내 온라인보험 구매를 경험한 소비자 중에는 20%가 이러한 문장을 봤다고 했다. 다크패턴 경험자의 비대면 보험 구매 비율이 높았다는 이야기다.
디자인 뿐 아니라 문자와 숫자를 이용해 소비자에게 긴박감을 주는 등 감정을 과도하게 자극하는 것도 다크패턴에 포함된다. 한국 금융당국도 금융소비자 피해예방을 위해 다크패턴에 대한 지침을 준비중이다.
EIOPA는 “다크패턴이 소비자가 중요한 계약조건과 보장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보험상품을 구매하도록 유도해 잠재적 피해를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금융상품은 일반 상품에 비해 계약금액이 많고 대출이나 보험상품처럼 계약 기간이 긴 경우가 많다”며 “디지털 금융소비자에게 장기간 큰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오승완 기자 osw@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