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심화 확인되면 통화·재정정책 논란 커질 듯
다음주 발표하는 올 3분기 성장률에 쏠린 눈
기준금리 추가인하, 재정확대 목소리 커질듯
한국은행이 다음주 발표하는 올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관심이다.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확장적 통화 및 재정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수 있어서다.
한은은 24일 ‘2024년 3분기 국민소득’ 속보치를 발표한다. 1분기(1.3%) 깜짝성장과 2분기(-0.2%) 역성장으로 냉온탕을 오간 탓에 3분기 성장률 수치는 거시경제 흐름을 판단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한은은 지난 8월 경제전망에서 3분기 성장률이 2분기 대비 0.5% 안팎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4분기는 0.6% 성장을 예상했다. 올해 연간 성장률은 2.4%로 전망했다.
따라서 3분기 성장률의 관전포인트는 한은이 내다 본 0.5% 성장에 이를지 여부다. 예상은 다소 부정적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14일 국정감사에서 “내수 회복이 지연되면서 예상보다 전망 경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만약 전망치인 0.5%에도 미치지 못하면 2분기 마이너스를 고려할 때 사실상 성장이 정체나 후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해 1분기 이후 성장세를 보면 수출이 주도하고 있다. 한은이 발표하는 분기별 성장률에 따르면, 수출은 지난해 1분기(4.2%) 이후 올해 2분기(1.2%)까지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 실질GDP 성장률 기여도에서도 수출은 지속적으로 플러스 기여도를 보였다. 지난 2분기도 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5%p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내수를 떠받치는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부진하다. 소비는 지난해 이후 6분기 중 2개 분기에서 역성장했다. 지난 2분기도 -0.2%로 후퇴했다. 설비투자는 더 심각하다. 같은 기간 4개 분기에서 역성장을 보였다. 올해 2분기(-1.2%)도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올해 2분기 -0.1%p로 나타났다. 수출이 끌어올린 성장률을 내수가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3분기 내수회복에 대한 기대도 현재로서는 부정적인 지표가 앞선다. 통계청이 매달 발표하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는 7월(-1.9%)과 8월(1.7%) 엇갈렸다. 설비투자는 7월(-1.7%)과 8월(-1.2%) 모두 후퇴했다.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7월(-0.6%p)과 8월(-0.1%p) 모두 하락했다. 산업활동동향과 GDP 산출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대로 반영된다고 볼 수 없지만 현재 내수가 침체돼 있음을 반영하는 지표로 해석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0일 발표한 ‘10월 경제동향’에서 “상품소비가 미약한 흐름을 지속한 가운데, 건설투자 부진이 이어지며 내수회복은 지연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3분기 성장률 수치가 내수 회복이 더디거나 침체가 더 심화하는 것으로 확인되면 한은과 정부의 통화 및 재정정책 수정에 대한 요구는 더 커질 전망이다. 최근 기획재정부와 한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야당과 일부 여당의원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확장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이 나왔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