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대구경북신공항 성공을 위한 ‘플랜B’

2024-10-21 13:00:03 게재

공공정책학 분야 중 ‘정책집행론’의 아버지로 불리는 미국 U.C. 버클리 대학의 윌다브스키(A. Wildavsky) 교수는 1960년대 중반 미국 오클랜드시에서 야심차게 추진된 연방정부의 경제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항공기 격납고와 화물터미널이 포함된 ‘오클랜드 프로젝트’ 추진 결정 과정에서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지고 갈등이 빈번해 사업추진이 지체(delay)되고 비용이 급증했다."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이다. 이는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사업의 지체 요인을 해소해 적정시간 내에 마무리하는 것이 급선무임을 알려준다.

합리적 대안 '공동입지'보다 '단독입지'

‘플랜B’는 사업 지체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안정적인 사업 수행과 적기 개항이 어려운 경우를 대비한 ‘위기대응’ 계획이다.대구경북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플랜B’는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경계에 걸친 ‘공동입지’를 군위군 우보면 ‘단독입지’로 변경하는 것이다. 이곳은 2017년 국방부의 군 작전성과 공항 입지 평가를 통과한 후보지다. 대구시와 경북도, 시·도의회, 군위와 의성 등 지역 합의에 따라 신공항 건설사업이 추진되던 중, 합의와 다른 요구로 갈등이 발생한 2023년 10월 ‘플랜B’가 처음 검토되었다.

대구경북신공항의 ‘공동입지’는 행정구역 경계에 자리 잡고 있어 관련 지자체 등 이해관계 구조가 복잡하다. 이에 따라 사업 진행 단계마다 갈등이 반복될 우려가 크다.실제로 의성군은 2020년 8월에 만들어진 공동합의문에 없던 복수의 화물터미널 설치를 2023년 8월에 요구했다.

이후 국토부가 제2화물 터미널 설치 방안을 수용하고, 화물터미널 전문가 검토 기구에서 지난 1년 동안 여러차례 회의를 거쳐 최적안을 마련했다. 그런데도 관계 기관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최초의 합의와 다른 요구가 있었고 그것을 수용해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했지만, 또 다른 요구가 더해진 셈이다.

신공항 혁신 안정적으로 순항시켜야

대구시 입장에서는 사업 지체를 방지하고, 차질 없이 신속하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신뢰성을 갖춘 대안 검토가 필요했다. ‘플랜B’로 검토되는 군위군 우보면은 ‘단독입지’ 후보지다. 이미 신공항 입지로서 적합성은 갖추고 있고, 단일 행정구역 내에 있어 이해관계 구조도 단순해진다.

대구광역시 관할 행정구역 편입으로 토지 확보와 정책 수용성 측면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대구 도심과의 직선거리가 17km나 줄어든다. 이에 따라 통행 거리와 시간비용은 줄어들고 신공항을 이용하는 국내외 이용자의 교통 편익은 높아지게 된다.

직접적인 공항 영향권 내 인구 규모도 공동입지의 경우 81만명이지만, 단독입지는 310만명으로 3.8배로 늘어난다. 공항경제권 내 산업단지도 더 많이 운영돼 항공화물 처리에도 ‘플랜B’가 유리하다.

나아가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거대경제권과의 접근성과 교류 확대 측면에서도 더욱 유리해진다. 신공항의 적기 개항·갈등 해소·수요처의 분포·이용 편의성·입지성·경제성 여러 측면에서 ‘플랜B’가 전반적 당위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구경북신공항은 대구경북 미래 100년을 위한 핵심적인 선도 사업이다. 그래서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 대구경북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대(大) 전환적 발전을 위해서는 신공항 혁신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순항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박양호 대구정책연구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