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범죄 ‘온라인 서비스화’ 우려
다크웹 등 불법 시장서 구매
국제 경찰학 연구에서 지적
21일 경찰대학 치안정책연구소에 따르면 최근 비교경찰연구센터가 발간한 ‘국제 경찰학 연구동향 리뷰(연구리뷰)’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범죄 도구를 불법 온라인 시장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연구리뷰는 지난 202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 15개국에서 발행된 학술지와 정부 보고서 중에서 140여편을 추려 분석한 것이다.
영미권 한 논문에 의하면 사이버 범죄 전문가 200명에 대한 설문에서 130명(65%)이 “범죄자들이 범죄 도구나 서비스를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해당 논문은 “범죄자들이 범죄 도구나 서비스를 다크웹과 같은 불법 온라인 시장에서 구매해 사용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 숙련되지 않는 가해자들도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복잡한 범죄를 쉽게 저지를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범죄 네트워크가 범죄로 획득한 자금을 세탁하는 과정에도 도움을 준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연구에 따르면 자국 청소년 중 다크웹을 알고 있는 150명 중 113명(75%)이 “신용카드 정보나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데 다크웹을 활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리뷰는 사이버상의 비대면성이 범죄 가해자들의 도덕적 책임감을 약화시키고 범죄 행위가 더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게 한다고도 진단했다. 보고서는 “사이버 범죄자들이 재정적 이익을 가장 큰 동기로 삼지만 때로는 기술적 능력을 과시하려는 욕망에 의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며 “복합적인 동기가 사이버 범죄의 지속성을 높이고 가해자들이 점점 더 정교하고 위험한 범죄활동에 가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리뷰는 보안업체 맥아피와 전략국제문제연구소 2020년 연구에 따르면 사이버 범죄로 인한 전 세계 경제적 손실이 1조달러를 넘어 세계 GDP의 1% 이상을 차지한다고 밝혔다.
미국 연방수사국(FBI) 범죄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해 미국에서는 88만8418건의 사이버 범죄가 발생해 125억달러(한화 16조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한국의 경우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사이버 사기범 2만3682명이 검거되기도 했다.
연구리뷰는 사이버 사기 범죄 예방 방법도 소개했다. 보고서는 “기존 비밀번호 입력 방식으로는 보안이 충분하지 않다. 생체인식(지문·얼굴인식)과 이동저장장치(USB), 근거리무선통신(NFC), 블루투스 장치와 같은 물리적 장치를 활용한 인증이 필요하다”며 “기술적 보안 체계 강화는 물론, 조직 내에서 교육 및 인식 제고, 법 집행 기관 간의 협력 역시 중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다자간 협력과 법적 공조가 필수적”이라며 국제협력 중요성도 강조했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