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한 면담 앞두고 …“대통령 결단해야” 목까지 차오른 압박
“김 여사 해법, 국민 눈에 안 차면 더 이상 돌아보지 않을 것”
야권, 김건희 특검 공세 수위 높여 … 여권 “막을 명분 달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면담을 앞두고 윤 대통령에 대한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다. 한 대표가 어떤 요구를 할지 다 공개됐으니 회동의 성과는 오롯이 윤 대통령의 수용 여부에 달려 있다.
결국 모든 압박이 윤 대통령에게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야권에선 김건희 여사 특검 공세 수위를 더욱 높이는 가운데 여권 내에선 “특검을 막을 명분을 줄 곳은 대통령실뿐”이라며 회동에 주목하고 있다.
21일 오후 윤 대통령과 한 대표는 대통령실에서 면담을 갖는다. 1대1 독대가 아닌,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하는 2+1 형식의 차담이다.
형식부터 이미 기대치를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두 분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실 것”이라고 말했다. 당에서도 아직 희망 섞인 전망이 나온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주변에 있는 의원들하고 교류했을 때는 기대감을 많이들 갖고 있더라”고 전했다. 한 대표가 대표직 선출된 이후 약 3개월 간 지속된 당정갈등 모드가 이번 회동을 계기로 극적인 화해 국면으로 갈 수 있다는 기대다.
당정 갈등 국면이 극적 화해 국면으로 가기 위한 필수 요건은 정국의 핵으로 부상한 김 여사 문제에 대해 윤 대통령이 얼마나 결단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김 의원도 같은 인터뷰에서 “(오늘 면담에서) 가령 제2부속실 설치 정도의 의견만 나눈다면 국민들께서 실망하실 것”이라며 “용산 대통령실이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서 하반기 개혁과제들이 동력을 받냐 안 받냐의 연장선에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당의 핵심 당직자는 이날 “어떤 언론에선 나라와 아내 중에 선택할 때가 됐다는 제목까지 나왔더라”면서 “이번에도 두 사람이 만나 김 여사와 관련해 어정쩡한 이야기를 한다든지, 국민 눈에 안 차는 걸 들고 나오면 정말 국민들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가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여당 고위 관계자는 “한 대표가 김 여사 관련해 3가지 요구사항을 내놓은 것은 야당이 밀어붙이는 김 여사 특검을 여당이 막을 수 있도록 명분을 달라고 호소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대통령실이 이런 여당 입장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했다.
여권 내에선 김 여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특단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지만 김 여사 특검 관련해선 유보적인 입장이다. 만에 하나 김 여사 특검이 정말로 가동된다면 기존보다 더 큰 불확실한 변수가 등장하는 셈이고, 이 변수가 어떻게 정국을 흔들어놓을지 후폭풍을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야당에서 다음달 2일 ‘김건희 규탄 범국민대회’를 여는 등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 이에 발맞추는 모양새도 부담이다. 이 고위 관계자는 “김건희 특검은 절대 안 된다. 그건 다 망하는 길”이라고 단언했다.
다만 여권 내에선 다른 의견도 나온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깨끗이 해소하라. 대통령과 김 여사의 사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쉽지 않겠지만, 김건희·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결단해야 한다. 사즉생만이 답이다”라고 주장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