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국가 ‘광물 통제’… 중국, 아프리카로 눈돌려
전기차 배터리에 사용 리튬·코발트·니켈 수요 증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이 주요 광물 자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자 중국이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고 있다.
21일 중국 차이신글로벌은 지난주 열린 중국 광업 컨퍼런스에 참가한 이들이 열악한 인프라와 어려운 비즈니스 환경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를 대체 투자처로 적극 추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국제금융투자사인 중국국제자본(CICC) 애널리스트 치딩은 “중국 광업 및 인프라 기업들은 자신들의 강점을 활용해 아프리카 시장에 대한 광업 투자를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아프리카 시장 확장을 위해 협력해 현지의 비효율성을 극복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중룬 로펌의 파트너 변호사 청쥔은 최근 몇년 동안 일부 아프리카 국가들이 채굴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러한 개정이 현지 광물 자원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을 더 잘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광산 투자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지질조사국 국제광업연구센터의 연구원 장웨이보는 “아프리카는 위험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서 “모든 곳에는 위험이 따르지만 대부분은 비용과 관련이 있다. 이러한 위험을 고려한 후에도 수익이 남는다면 유리한 투자 환경”이라고 밝혔다.
아프리카에는 전 세계 광물 매장량의 약 30%가 매장돼 있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코발트, 다이아몬드, 백금, 우라늄이 매장된 곳이다.
중국의 신에너지 자동차 산업의 호황으로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사용되는 주요 금속인 리튬, 코발트, 니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중국 기업들은 전 세계에서 광산 자산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그 동맹국인 캐나다와 호주에서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고 있다. 이 세 나라는 친환경 전환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광산 투자 규정을 강화했다.
중국 쯔진광업그룹 보샤오촨 이사는 중국 기업이 구리, 리튬, 코발트, 니켈, 희토류, 흑연 등 ‘중요 광물’ 채굴에 주력하는 캐나다 기업을 인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중국 기업은 이들 기업에 소수 지분 투자조차 하기 어렵다.
선샤오양 쯔진광업 부사장은 채굴 거래는 보통 캐나다와 호주 같은 강대국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 기업이 채굴 자산을 인수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와 호주는 번거로운 절차를 늘려 투자 요건을 강화했지만, 중국 광산업체들이 거래 성공을 위해 협상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고 말했다.
보 이사는 아직 귀금속을 중요 광물로 지정한 국가는 없기 때문에 글로벌 금 자원에 투자할 것을 제안했다.
지난 6월 자오진광업은 약 5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켜 호주 금 생산 업체인 티에토 미네랄스(Tietto Minerals)를 인수했다. 8월에는 산진골드가 캐나다 금 회사인 오시노자원(Osino Resources)의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