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를 것” 기대치, 9개월 만에 하락
금리전망, 4년여 만 최저
기대인플레이션 2.8%
향후 집값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보는 기대심리가 9개월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금리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4년여 만에 가장 컸다. 기대인플레이션은 전달과 같았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4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달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6으로 전달(119)보다 3포인트 내렸다.
이 지수는 앞으로 1년 가량 이후 주택가격에 대한 소비자 전망과 기대를 반영하는 지표이다.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응답자가 내릴 것이라는 답변보다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이 지수는 119까지 올라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따라서 이번달 지수는 전달에 비해서 낮아진 것이지만, 여전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보다 오를 것이라는 데 더 높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이후 주택시장 관련 지표는 최근 몇달새 보여준 과열에서 일부 진정되는 흐름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7월(8986건)을 정점으로 8월(6279건)과 9월(2724건) 연속 줄어드는 양상이다. 서울시 부동산정보 제공사이트 ‘서울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번달도 17일까지 거래 건수는 719건으로 집계돼 거래량 감소가 눈에 띄게 확인되고 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신규 취급액도 크게 둔화됐다.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이달 17일까지 신규취급 주담대는 모두 3조8743억원으로 하루 평균 227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하루 평균 취급액인 3469억원에 비해 34% 가량 감소한 수준이다.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DSR을 시행하고, 은행권이 자발적으로 금리를 인상하는 등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가 까다로워지면서 나타난 결과로 해석된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도 이번달 주택가격전망지수 결과와 관련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라 아파트 매매거래가 감소하고, 매매가격 상승세도 둔화한 영향이 크다”고 설명했다. 황 팀장은 다만 “지수가 여전히 장기평균(107)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향후 6개월 정도 이후 금리수준에 대해서는 88로 지난달(93)에 비해 5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20년 7월(88)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그만큼 앞으로 금리가 더 내려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조사결과다. 한국은행이 이번달 기준금리를 연 3.25%로 인하했고, 향후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 등이 뒤따를 것이라는 기대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편 1년 정도 이후 물가상승에 대한 전망을 반영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2.8%로 지난달과 같았다. 한은은 이번달부터 기대인플레이션과 관련 향후 3년(2.7%)과 5년(2.6%)도 조사해 함께 발표했다.
이번달 소비자 심리를 종합적으로 반영하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7로 9월(100.0)보다 1.7포인트 높게 나타났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등 6개 지표를 종합해 지수화한 것으로 소비자가 갖는 체감경기를 반영한다. 한은은 소비자 심리가 개선된 것과 관련 최근 물가오름세가 둔화하고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내수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