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일반용 전기요금은 동결
서민경제 부담 고려
원가회수율 60%대
물가인상·경기침체로 서민경제 어려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기요금이 24일부터 인상된다. 다만 서민부담을 고려해 주택용·일반용 등은 동결하고, 산업용 고객에 한정해 인상하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은 24일부터 대용량 고객인 산업용(을) 10.2%(kWh당 16.9원)과 중소기업의 주로 쓰는 산업용(갑) 5.2%(8.5원) 전기요금을 각각 올린다고 밝혔다.
산업용 고객은 전체 고객의 1.7%(약 44만호)이며 전체 전력사용량의 53.2%를 차지한다. 이중 산업용(을) 고객은 약 4만1000호로, 전체 2513만호의 0.1% 수준이다. 하지만 전력사용량은 263TWh로 총 전력사용량(546TWh)의 48.1%을 소비한다. 이번 전기요금 인상이 누적된 원가 상승요인을 반영하되, 물가·서민경제 부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한전은 국제 연료가격 인상분을 제때 전기소비요금으로 반영못해 2021년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누적적자가 약 41조원에 이른다.
정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후 국제 연료가격 폭등에도 전기요금을 동결해오다 2022년 이후 지난해말까지 총 6차례에 걸쳐 kWh당 45.3원(44.1%)을 인상했다. 그러나 한전의 재무구조 악화는 여전히 심각한 실정이다.
실제로 한전의 전기요금 원가회수율(총수입÷총괄원가)은 2019년만해도 107.4%로 원가보다 전기요금이 비쌌다. 그러다 2020년 이후 상황이 역전돼 2022년말 원가회수율은 64.2%로 떨어졌다. 전기 100원어치를 팔면 35.8원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한전에 따르면 지난 8월 한국의 주택용 가구당 평균 사용량인 363kWh의 전기를 썼을 때 요금은 일본과 프랑스는 한국의 2배 이상, 미국은 한국의 2.5배, 독일은 한국의 3배 수준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구조 개선뿐 아니라 반도체, 인공지능(AI) 등 미래 첨단산업 기반 조성을 위한 전력망 확충과 정전·고장 예방 위한 전력설비 유지·보수를 위해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효율적 에너지소비 유도와 안정적 전력수급을 위해서도 요금조정을 통한 가격신호 기능 회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