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는데 100만원 와인 ‘홍보’
‘민생’과 동떨어진
갤러리아 VIP 판촉
갤러리아백화점이 1병에 100만원 넘는 와인을 ‘홍보’하고 나서 눈길을 끈다.
고물가에 허리띠를 졸라매며 가성비 상품만 좇는 대다수 소비자 정서와 동떨어진 행보라는 지적이 나올 판이다.
와인소비의 계절 특정 소비자(VIP)를 겨냥한 판촉활동이라지만 고물가시대 ‘위화감’만 키우는 게 아니냐는 얘기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연 1억원 이상 쓰는 백화점 브아이피(VIP) 고객이 병당 100만원 이상 와인을 선호한다’는 내용의 자체 분석자료를 23일 내놓았다.
갤러리아백화점 측은 “지난달 서울 명품관에 문을 연 프리미엄 와인숍 ‘더 비노494’ 매출을 기반으로 연간 1억원 이상 구매하는 VIP 고객이 선호하는 와인을 분석했다”면서 “구매 와인의 45%는 부르고뉴 와인, 30%는 샴페인이었다”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백화점에 따르면 더 비노494는 세계 최고 와인 ‘로마네 꽁띠’, 프랑스 특급 와인 ‘도멘 르루아’ 등 국내에서 만나 보기 힘든 희소 가치 있는 와인을 소개한다. 개점 첫달 평균 객단가는 99만원으로 1병당 100만원 이상 와인이 매출액의 43%를 차지했다.
갤러리아백화점 관계자는 “지속적인 희귀 상품 확보와 초청행사 등 프리미엄 와인 콘텐츠를 선보여 VIP고객 만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2월말까지 서울 명품관 이스트 4층 매장에서 고급 샴페인 브랜드 ‘돔 페리뇽’과 미국 그라피티 아티스트 ‘장 미쉘 바스키아’가 협업한 ‘빈티지 2015 스페셜 에디션’ 3종을 판매한다고 알렸다.
앞서 21일 편의점업계는 990원짜리 채소 상품을 선보였다. 소비자 장바구니 물가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초저가 채소를 내놓았다. 채소유통채널 직거래를 통해 유통마진을 최소화한 덕분에 가능했다. 대형마트 역시 2000원도 안되는 바나나 등 최저가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990원짜리 채소를 파는 가게 앞에서 100만원짜리 와인을 홍보하는 꼴”이라며 “시기를 잘못 맞춘 측면도 없지 않지만 (갤러리아백화점이)공감능력이 떨어져 보인다”고 말했다.
고병수 기자 byng8@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