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MBK 부정거래 혐의 조사해 달라”
고려아연, 금감원에 진정서 제출
“주가상승 저지 위해 가처분 활용”
고려아연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영풍과 MBK파트너스의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혐의 등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영풍·MBK측이 고려아연 경영진을 상대로 제기했던 자기주식 취득금지 가처분 및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 신청과 이를 이용한 여론전 과정에서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행위가 있었는지를 신속하게 조사해달라는 취지다.
고려아연은 23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진정서를 전날 금감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앞서 영풍·MBK측은 지난달 13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과 박기덕·정태웅 대표이사를 상대로 자기주식 취득을 금지해달라며 1차 가처분 신정을 낸 바 있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이달 2일 기각 결정을 내리자 영풍·MBK측은 곧바로 고려아연 경영진의 자기주식 취득 목적의 공개매수 절차를 중지해달라는 내용의 2차 가처분을 신청했고 지난 21일 법원에서 다시 기각됐다.
고려아연은 영풍·MBK측이 고려아연의 주가상승을 저지하기 위해 두 차례 가처분 신청을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1차 가처분 기각 결정으로 고려아연의 주가 상승 가능성이 커지고 영풍·MBK측 공개매수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 우려되자 2차 가처분을 신청했다는 것. 고려아연은 또 “영풍·MBK측이 공시와는 사실관계가 다른 내용을 2차 가처분 신청 근거로 제출했고 1차 가처분에서 기각된 주장들을 2차 가처분 신청서에서 사실상 동일하게 기재해 불필요한 오해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실제 1차 가처분 기각 결정이 내려진 지난 2일 11시 1분 70만2000원이었던 고려아연 주가가 영풍·MBK측의 2차 가처분 신청 소식이 알려지면서 11시 12분 68만9000원으로 약 1.85% 급락했다는 게 고려아연의 설명이다.
고려아연은 “영풍과 MBK측이 가처분 신청 과정에서 고려아연 주가에 영향을 미치려 했다는 점이 금감원 조사 결과 확인된다면 이는 자본시장법에서 금지하는 사기적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행위에 해당한다”며 “엄중한 조사와 결과에 상응하는 처분을 요청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