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57% “처벌 약해서 범죄 발생”
한국리서치 … 91% “처벌 강화해야”
국민의 절반가량은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범죄가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엄벌주의에 대한 국민 공감이 높다는 뜻이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는 23일 ‘2024 범죄인식조사’에서 자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며 이같이 밝혔다. 해당 조사는 7월 26일부터 29일까지 나흘간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범죄 발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57%가 ‘약한 처벌 수준’을 꼽았다(복수응답). 다음으로 △범죄에 대한 부실 대응과 처리(40%) △도덕성(윤리의식)의 약화(31%)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회 분위기(30%) △가정 및 학교에서의 교육·사회화 부족(25%) △정신건강문제 및 약물중독(25%) △경제적 불평등과 빈곤(24%) △사회적 차별과 불평등한 기회(23%) 등이 뒤를 이었다. ‘약한 처벌 수준’을 1순위로 꼽은 비율도 29%로 다른 응답에 비해 20%p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처벌수준에 대한 문제의식은 세대가 낮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50·60대의 경우 약한 처벌 수준을 꼽은 비중이 각각 52·51%였다. 다음으로 ‘부실대응’이 모두 40%, 도덕성이 각 35·36%였다. 반면 20·30대는 처벌수준이 각 75·65%에 달했고 부실대응이 50%대, 도덕성이 각 20%대였다.
범죄 처벌 수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인식은 91%에 달했다. ‘매우’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68%, ‘약간’ 강화해야 한다는 응답이 23%였다. 이같은 경향은 세대나 성별간 차이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범죄자 처벌 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는 39%가 응보(범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함)를 꼽았고 다음으로 △재범방지(37%) △규범강화(34%) △사회보호(34%) △예방(26%) 등 순이었다.
감형(처벌을 줄이는 것)의 적절한 사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66%가 ‘정당방위 등 불가피한 상황에서의 범행’을 꼽았다.
다음으로 △범행 자백, 수사 적극 협조(41%) △피해자와 원만한 합의(29%) △깊이 반성하는 태도(21%) △초범(20%) △국가 및 사회기여가 큼(19%) △우발적 범행(18%) 등이 뒤를 이었다.
감형사유의 적절성에 대한 인식은 세대와 성별마다 다소간의 특성을 보였다.
남성과 70세 이상 응답자의 절반 가량은 ‘범행 사실을 자백하고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행위가 감형 사유로 적절하다는 입장으로 나타났다(남성 49%/여성 32%, 18-29세 38%, 70세 이상 50%). 70세 이상 응답자는 특히 정신질환(27%)이나 건강상태(29%)에 관해서도 적절한 사유로 보는 인식이 30%에 달했다는 설명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