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회복에도 수출이 발목…성장세 정체
전년 대비 1.5%↑, 올 2.4% 성장 멀어지나
기준금리 추가인하, 재정확장 논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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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부문 회복은 민간소비와 설비투자 모두 2분기 부진했던 탓에 기저효과 등을 고려할 때 만족할 만한 회복세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민간소비는 올해 2분기 -0.2%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설비투자는 1분기(-2.0%)와 2분기(-1.2%) 연속 마이너스 성장했기 때문에 3분기(6.9%) 성장세는 올해 상반기 부진의 반작용이 크다.
다만 고금리와 고물가의 장기화로 부진했던 내수가 소폭이나마 회복세로 전환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3분기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9%p로 집계됐다. 실제로 산업별 경제활동에 따른 성장세를 보면, 건설업을 뺀 대부분이 2분기 대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은 운송장비와 기계 및 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분기 대비 0.2% 증가했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서는 3.2% 늘었다. 전기가스수도사업도 전기를 중심으로 5.1% 늘었다.
소비의 척도를 보여줄 수 있는 서비스업은 의료와 운수업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0.2% 증가했지만, 도소매 및 숙박업의 부진이 이어졌다.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은 -1.0%로 집계돼 2분기(-1.6%)에 이어 두 분기 연속 후퇴했다. 전년도 동기에 비해서도 -1.3% 감소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민간의 소비여력이 감소하면서 관련 분야의 생산활동도 부진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건설투자는 두 분기 연속 후퇴했다. 한은은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줄어 2.8% 감소했다”고 밝혔다. 건설투자는 지난해 3분기 대비 4.9% 감소해 GDP 지출부문에서 가장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별 생산에서도 건설업은 전분기 대비 0.7% 감소했다. 2분기(-6.0%)에 이어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전년도 동기 대비로도 5.0% 감소했다.
이처럼 내수의 찔끔 회복과 수출 후퇴로 3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에 그쳤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8월 내놓은 올해 연간 성장률 예상치인 2.4% 달성이 불투명해졌다. 한은은 당시 3분기 수출 증가세가 이어진다는 전망에 기초해 0.5% 안팎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남은 4분기(10~12월) 성장률이 3분기 대비 1% 안팎 성장해야 연간 전망치에 부합할 수 있다.
따라서 향후 내수 촉진을 위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와 정부의 적극적 재정정책을 둘러싼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내수 촉진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은이 이달 11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0.25%p 인하하기는 했지만 경기 회복에는 속도가 더디고 인하폭도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음달 28일 열리는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에서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지난 금통위에서 향후 3개월 동안 연 3.25%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했지만 이날 한은 발표대로 3분기 경기 회복이 더딘 것으로 확인되면서 추가 인하 주장이 목소리를 높일 여지도 있다는 관측이다.
올해 예산(656.6조원)에 비해 3.2% 늘어난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677.4조원)에 대한 적정성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국회가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야당과 일부 여당의원을 중심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주문하는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야당은 전국민 보조금 지급 등을 통해 내수를 살려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고, 정부는 건전재정을 위해 무리한 예산규모 확대에 반대하면서 대립하고 있다.
백만호 기자 hopebai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