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4대개혁이 민생” 외친 윤 대통령

2024-10-29 13:00:27 게재

“두 달, 핵심 사업 성과 낼 수 있도록 모든 힘 쏟아야”

국무회의 모두발언 … “가장 시급한 과제는 의료개혁”

내달 10일 임기 반환점 앞두고 ‘가시적 성과’ 절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4대 개혁이 민생”이라며 강조하고 나섰다. 28일 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29일 국무회의 모두발언까지 이틀 연속 참모들과 정부에 관련 내용을 지시했다. 지난 10.16재보궐 선거 후 첫 메시지도 4대 개혁의 흔들림 없는 추진이었다. 임기 반환점을 앞두고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을 찍는 등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좌고우면 않고 가겠다는 의지와 함께 가시적 성과에 대한 절실함도 배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면서 “앞으로 두 달, 4대 개혁의 추진 상황을 철저히 점검해 핵심 사업들이 연내에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연내에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속도감을 강조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가장 시급한 과제로 의료개혁을 지목하며 △겨울철 대비한 의료체계 유지 △의료개혁 1차 과제인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박차 △2차 과제인 비급여와 실손보험 개혁 추진 등을 강조했다. 실손보험 개선안에 대해선 “연내에 마련하라”고 못박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도 “4대 개혁 추진이 곧 민생”이라며 “연내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속도를 내달라”고 말했다고 정혜전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재보선 다음 날인 17일에도 대통령실은 “어려움이 있더라도 의료개혁 등 4대 개혁과 저출생 극복 등 개혁 방안을 흔들림 없이 추진해 미래로 나아가겠다”는 입장을 낸 바 있다. 같은 날 윤 대통령은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해 “4대 개혁은 국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지금 당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체절명의 과제”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고, 저항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저는 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완수할 것”이라고 외쳤다.

이같은 대통령의 줄기찬 4대 개혁 언급을 두고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대체적인 해석은 ‘범어사 메시지’와 연장선에서 보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지난 21일 싸늘한 빈손 면담을 가진 다음 날 부산 범어사를 찾아 “나라와 국민을 위해 좌고우면하지 않고 일하겠다”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김건희 여사 리스크 고조 등 각종 위기에 관계 없이 마이웨이를 가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선거 후 뜬금 없이 4대 개혁 이야기할 때도 의아했지만 김 여사 관련해 대통령이 결단을 내리느냐 마느냐 하는 때에 계속 4대 개혁 이야기만 한다는 게 동문서답처럼 느껴진다”고 논평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핵심 지지층마저도 등 돌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최근 여론조사 결과, 임기 후반기로 향해가며 변화를 꾀할 필요성이 거세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대통령 역시 상황의 엄중함을 모를 리 없다는 것이다. 대통령이 4대 개혁을 재차 강조하는 이유는 국정 지지율을 올리기 위해서라도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 왔던 개혁의 가시적 성과를 보여야 한다는 절실함이 깔려 있다고 본다. 여권 관계자는 “오죽 답답하면 계속 말씀하시겠냐”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대통령실 일각에선 김 여사의 사과 방안 및 윤 대통령의 국민과 직접 소통 강화, 대통령실 일부 인적 개편 및 개각 등의 방안이 계속해서 거론된다. 다음달 초로 예상되는 제2부속실 설치 등이 최근 부정적 여론을 돌려놓을 카드가 되리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라는 점을 밝히며 “안타깝게 돌아가신 분들의 명복을 빌며 슬픔을 안고 살아가시는 유가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의 일상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 희생자들에 대한 진정한 애도라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는 크라우드 매니지먼트를 비롯해서 다중 안전 체계를 점검하고 보완하는 데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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