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사노위 ‘정년연장’ 논의 중재자 역할 포기”
한국노총 “사과 재발방지” 촉구
권기섭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위원장이 “내년 1분기까지 정년연장을 포함한 고령자 계속고용 문제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 중재자 역할을 지키라고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29일 최근 경사노위가 한 언론사와 계속고용 간담회를 연 것에 대해 경사노위에 공문을 보내 “공식적으로 이번 ‘고령자 계속고용 전문가 간담회’에 대한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 약속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는 지난 14일 “더 일하고 싶어도 퇴직… 정년 연장 논의 전 임금체계 개편해야”라는 제목으로 경사노위 주최로 열린 ‘고령자 계속고용 전문가 간담회’를 보도했다.
이날 간담회는 서울 종로구 경사노위 사무실에서 권기섭 위원장을 비롯해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 송시영 서울굥통공사 올바른노조 위원장,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한국노총은 “이 자리에서 경사노위는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재고용과 임금체계 개편을 논의했다”며 “경사노위의 한 축인 한국노총에 이번 간담회를 알리지도 않은 채 진행하고 동의하지도 않은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논의 내용을 언론을 통해 보도했다”고 지적했다.
경사노위는 올해 2월 노사정 대표자들이 본위원회에서 합의한 ‘지속가능한 일자리와 미래세대를 위한 사회적대화의 원칙과 방향’에 따라 계속고용, 근로시간 개편, 산업전환 등을 다루는 3개 위원회를 가동하고 있다. 정년연장과 재고용 등을 포함하는 개념인 계속고용은 현재 경사노위 산하 ‘인구구조 변화 대응 계속고용위원회’(계속고용위)에서 6월부터 총 8번의 전체회의를 열고 논의 중이다.
노동계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리자는 입장이고 경영계는 일괄적인 정년연장 대신 정년 이후 재고용하는 ‘계속고용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경사노위가 중재자 역할을 포기하고 일방적인 주장을 담은 논의 내용을 경사노위 차원의 의견인 것처럼 보도한다면 더 이상의 사회적 대화는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간담회처럼 비공식인 논의 채널을 통해 일방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면 한국노총은 경사노위 참여를 다시 한번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경사노위는 “언론 좌담회인데 오해가 있었다”며 “일방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는 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