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 노사 충돌…경비대에 맞은 노조원 골절

2024-10-31 13:00:10 게재

노조 “무차별 폭행에 수십명 부상”

사측 “불법점거 저지 중 충돌” 해명

출동 경찰 밀친 경비대원 입건돼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사측 경비대가 파업에 나선 노조원을 구타해 코뼈를 부러뜨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한 경비대원은 충돌을 막기 위해 출동한 경찰을 넘어뜨려 입건됐다.

금속노조와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30일 오전 9시 30분 울산조선소에서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오전 10시 30분쯤 노조는 사업장 내 도로에 천막을 설치하려다가 이를 막으려는 경비대와 1시간가량 대치하며 물리적으로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김동엽 현대중공업지부 사무국장은 얼굴이 찢어지고 코뼈가 골절돼 병원으로 옮겨졌다. 노조는 손가락 부상, 타박상 등 경미한 부상까지 포함하면 20명 이상의 조합원이 다친 것으로 파악했다.

노조가 공개한 촬영 영상에는 경비대가 피해 조합원의 몸통을 발로 차고 얼굴을 주먹으로 가격하는 등 집단으로 구타하는 장면이 담겼다.

특히 설치된 천막을 철거하려던 사측 경비대원이 이를 말리는 경찰관을 밀쳐 넘어뜨리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은 이 경비대원을 현행범(공무집행방해 혐의)으로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대치하는 HD현대중공업 노사. 사진 속 하얀 헬멧을 쓴 이들이 사측 경비대 인원. 사진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노조는 “1000명에 달하는 경비대와 관리자들의 집단 폭력으로 파업 중인 노동자 수십 명이 다치고 병원으로 이송됐다”며 “어떤 위협 행위도 하지 않은 노동자를 직접 가격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파업은 헌법이 정한 노동자의 기본권이며 사용자쪽이 이를 물리적 폭력으로 파괴할 수 있다는 명분은 어디에도 없다”며 “조폭처럼 대응하는 현대중공업은 정상적 기업이길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당국은 이번 폭력 행위를 엄정 조사하고 처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도 성명에서 “사측은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사과하고 경비대 폭력의 책임자 이상균 사장은 사퇴하라”며 “고용노동부 울산지청과 울산경찰청은 사측의 폭력행위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처리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HD현대중공업 관계자는 “노조가 사내 물류거점 도로를 점거하려는 것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진 것”이라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부상자가 발생한 것은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향후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해명했다.

또 경비대원의 공무집행방해 행위에 대해서는 “노조의 불법행위를 막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발생한 사고로 보인다”며 “공무를 집행 중인 경찰관에게 있어서는 안 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두고 지난 6월 초 상견례 이후 좀처럼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29일부터 나흘간 하루 7시간 파업에 나섰다.

한편 노조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사측의 물리적 진압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양측은 지난 10일에도 집회 과정에서 물리적 충돌을 빚었다.

장세풍 한남진 기자 spj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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