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남구, 앞산캠핑장 불법 조성
감사원 공익감서에서 적발
불법 야영시설 18동 설치
대구 남구가 캠핑장을 조성하면서 건축법 등 관련법을 다수 위반하고 설계도와 달리 저가 자재로 시공한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은 지난달 31일 대구 남구 앞산캠핑장의 건축법 위반 관련으로 접수된 공익감사청구에 따른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남구는 캠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근린공원에 설치가 허용되지 않는 야영시설을 설치했고 야영시설에 준불연단열재를 설치하도록 한 설계서와 달리 일반단열재를 시공하는 등 각종 불법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또 캠핑장 인접지역에 반려동물놀이터를 설치하면서 사실과 다르게 공원 조성계획 변경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구는 지난 2021년 10월 83억원을 들여 앞산공원에 관광진흥법상 야영시설로 분류할 수 없는 돔형 4동, 게르형 9동, 펜션형 5동 등 모두 18동의 야영시설 등을 포함한 캠핑장을 조성해 지난해 5월 준공했다.
이 과정에서 남구는 ‘외부에서 시설을 제작해 캠핑장 부지에 설치하면 영구 정착된 것이 아니어서 숙박시설로 볼 수 없다’고 임의로 판단했다.
그러나 남구청 야영장 등록부서가 관광진흥법의 야영시설이 아닌 건축법의 숙박시설에 해당돼 야영장업 등록이 불가하다는 의견을 제시하면서 개장하지 못하고 방치됐다.
관련법에 따르면 도시지역권 및 광역권 근린공원에 바닥면적의 합계가 300㎡ 미만인 건축물은 설치할 수 있으나 숙박용 건축물이나 주재료가 천막이 아닌 야영시설 설치는 불가능하다. 앞산캠핑장 바닥면적은 730㎡인 것으로도 나타났다.
남구는 또 불법 야영시설을 설치하면서 공사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야영시설의 설계서에 준불연단열재(100T)를 시공하도록 되어 있으나 석고보드에 저가인 일반단열재(90T)를 부착해 시공했고 감리업체는 불법시공 사실을 확인하지 않고 준공하도록 했다.
남구가 공원 조성계획을 변경하지 않고 천체 관측시설과 반려동물놀이터를 설치한 사실도 적발됐다. 반려동물놀이터 조성 계획을 대구시에 제대로 알리지 않고 캠핑장 면적을 925㎡ 늘리기도 했다.
감사원은 대구시가 관련 직원들에 대해 경징계 이상의 징계를 내릴 것을 권고했다.
감사원은 남구에도 관련 직원 1명이 주의를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고, 야영시설 재시공 등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7월 남구청의 야영장 내 숙박시설 건축 등 건축법 위반과 사업비 44억원에서 77억원으로 증액된 경위 등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했다.
남구는 지난해 5월 앞산 캠핑장 준공을 하고도 개장을 못한 채 매월 유지관리, 전기료 등으로 250만~270만원의 세금을 투입하고 있다.
최세호 기자 seho@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