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대통령 사과하고 특검 받아라” 총공세

2024-11-01 13:00:13 게재

“대통령실 궤변 수긍할 국민 없어 … 수사로 진실 밝혀야”

용산 해명에 여권 일부도 비판 … 대통령 긍정 19% 최저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개입 물증이라며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한 후 김건희 특검법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2일 서울에서 열리는 장외집회에 이어 14일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표결 전까지 특검수사를 촉구하는 여론전을 강화할 방침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 관련 파일 등 이미 확보된 추가 물증 공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과 여당은 야당의 파상공세에 맞서 직접 대응 대신 여론을 주시하는 모양새다. 특히 공천개입 의혹에 대한 해명이 설득력을 얻지 못하면서 대통령실의 입장변화를 요구해 온 여권 내 비판론이 커질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의 육성 파일을 공개한 민주당은 1일 대통령의 사과와 특검 수사를 촉구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누가봐도 명백한 공천개입·거래 사실이 드러났는데 대통령실은 황당무계한 궤변으로 해명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공천개입 혐의로 수사·기소한 검사시절 시각으로 자신을 되돌아 보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해명하고 특검을 수용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14일 김건희 특검법 처리까지 특히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을 고려해 이미 확보된 또다른 파일의 공개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번째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가 있을 경우 국민의힘 의원들의 특검법 동참을 끌어내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민주당 핵심관계자는 1일 “국민의 판단이 중요하다”면서 “무조건 대통령실 방탄으로 일관하다가는 국민의 분노에 휩쓸려 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당장은 야당의 정치공세 정도로 대응하고 있으나 여당이 이를 언제까지 수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 대통령 육성 파일이 공개된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은 “당시 윤석열 당선인은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도 없고 공천을 지시한 적도 없다”며 “명씨가 김영선 후보 공천을 계속 이야기하니까 그저 좋게 이야기한 것뿐”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해명은 내용적으로는 대통령이 육성으로 말한 내용과 배치된다. 녹취에선 “공관위(공천관리위원회)에서 들고왔다”는 윤 대통령 육성이 선명한데 대통령실은 “공천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다른 해명을 내놨다.

명씨와 관계에 대한 입장도 지난달 8일 밝힌 “대선 경선 이후 명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기억이 없다”는 기존 입장과 다르다.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실 해명에 대해 “연락하지 않았다는 말이 거짓말이 되니, 신뢰도 없고 권위도 너무 떨어졌다”고 비판했다.

여론의 흐름에 따라 여권 내부의 다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번 사태 파장이 커질 경우엔 임기 반환점을 전후해 대통령실이 검토중이던 각종 정치적 일정이 꼬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애초 대통령실은 이달 중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외교 이벤트가 마무리된 후 주요 국정 현안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히는 방안 등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편, 한국갤럽이 10월 29~31일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 가상번호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 응답률 11.1%.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긍정평가는 19%(부정 72%)로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명환·김형선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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