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3조 유치보다 파트너십 중요”
유럽순방 반도체외교 성과
한국 반도체산업전망 공유
“이번 유럽순방에서 3조원 유치, 인력양성 이런 성과도 있었지만 세계 최대 반도체 기업들과 한국 반도체산업의 전망 등을 공유하고 같이 가야 할 파트너로 인식하게 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취임 후 첫 유럽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김동연 경기지사는 한국 반도체산업의 발전을 위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구축한 점을 가장 큰 성과로 꼽았다. 김 지사는 지난 1일(현지시간) 오전 11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모든 일정을 마무리한 후 동행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출장 전에 공부를 많이 했다”며 “투자 성과도 중요하지만 반도체산업의 장래를 어떻게 할까, 미래 먹거리를 어떻게 할까 등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번 유럽순방의 가시적 성과는 3조원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이다. 김 지사는 지난 10월 31일 오전 11시(현지시간) 네덜란드 알레르 ASM 본사 회의실에서 ‘상생협력협약’(MOU)을 체결했다. 경기도가 경기도의회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ASM은 오는 2027년까지 1조5000억원을 경기도내 협력기업의 부품 구매 등에 투자하고 이후 2030년까지 1조5000억원을 한국법인에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연구시설이나 공장을 짓는 투자유치와 차이가 있다. 일종의 ‘구매협약’이라고 할 수 있는데 지속성·안정성을 확보했다는 측면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3조 이상의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도 관계자는 설명했다.
김 지사는 무엇보다 세계적 반도체 기업인 ASM·ASML과 파트너로서의 위상을 정립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SM·ASML 두 기업을 직접 방문한 이유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될까, 한국의 반도체산업은 어떻게 보고 있는지 등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반도체시장이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것이라는 점에 동의했고 한국 반도체산업의 잠재력에 대해서도 두 회사 모두 높이 인정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해외진출 기회를 더 만들었다는 점도 성과다. 김 지사는 ASM과 협약을 통해 경기도 소재 대학교 졸업생들에게 채용기회를 제공하고 재학 중인 대학생들은 인턴십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기업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기로 했다. 김 지사는 네덜란드의 에인트호번 공과대학에서 한인 유학생들을,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선 ‘경기청년 해외 취창업 기회 확충사업’ 참여 대학생들과 만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찾고 도전하라”고 격려했다.
김 지사는 올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 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책을 방문지마다 선물로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한국을 반도체 강국으로만 알고 있는데 K-문학 등 스프트웨어도 강한 나라임을 알리고자 했다”며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뽐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1968년 설립된 ASM은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원자층 증착 기술(ALD) 시장의 세계 1위 기업으로 연 매출은 3조8000억원 규모다. 2019년 화성시 동탄에 화성캠퍼스(제조연구혁신센터)를 설립해 운영 중이며, 1억달러를 투자해 2025년 완공 목표로 제2제조연구혁신센터를 짓고 있다.
1984년 설립된 ASML은 2023년 연 매출 40조원을 기록한 반도체 제조 핵심공정의 하나인 노광(Lithography) 장비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화성 동탄2신도시에 반도체 장비 부품 제조센터와 엔지니어 트레이닝센터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