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월해상풍력사업 속도…해상공사 착수
국내 최대규모 민간 해상풍력
하부구조 설치장비 시공준비
순수 민간기업 주도로 추진하는 낙월해상풍력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하부구조(모노파일)의 항타·시공 건설장비를 활용해 적기 준공에 다가서고 있다. 모노파일은 해상 구조물 지지용 대형 기둥을 말한다.
낙월해상풍력사업은 국내 100여개 기자재 생산·공사 업체들이 참여해 전남 영광에 364.8MW(5.7MW×64기)를 설치하는 프로젝트다. 10월말 기준 국내에서 설치·운영하는 해상풍력발전 124.5MW의 3배 규모다.
4일 국내 해상풍력업계에 따르면 낙월해상풍력사업은 현재 변전소와 개폐소 등 육상공사 중심으로 진행 중이며, 2026년말 준공 목표로 3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주요 공정인 해상풍력 하부구조 설치 공사를 위해서는 지질조건·설치선박 인양력 등 시공성, 공사 일정 등을 검토해 해외에서 설치 장비를 도입·시공하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인프라가 미흡하고 시공경험과 기술축적이 부족한 상황에서, 사업환경에 맞는 기술·장비를 선택해 하부구조 설치공사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국내 기업인 GS엔텍(모노파일)과 삼일C&S(트랜지션피스, TP)가 하부구조를 제작·운송하고 해상공사를 준비하고 있다. 각각 공정률은 GS엔텍 모노파일 제작 38%, 삼일 C&S TP 37%, 대한전선 해저케이블 18%, 변전소 공사 22%, 개폐소 공사 36% 수준이다. 국내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현대제철도 하부구조용 후판을 공급 완료했다.
또 낙월해상풍력사업 설치공사를 책임지는 T사는 최근 관세청에 하부구조 설치장비인 ‘수니(SHUN YI)1600’에 대한 수입통관 절차를 완료했다. 관세·부가가치세 43억원을 납부하는 등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국내 도입후 공사를 준비 중이다.
T사는 ‘수니1600’이 선박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카보타지 적용대상이 아니라는 법적검토와 과거사례를 참고해 정상적인 입항절차와 수속·통관절차 등을 거쳐 목포항에 입항했다고 밝혔다. 카보타지란 세계 각국이 자국 해운업을 보호하기 위해 자국의 항만과 항로를 오가는 선박을 자국 국적으로 제한하는 조치다.
일반적으로 선박은 ‘사람이나 화물 운송을 위해 수상 또는 수중에서 항행용으로 사용하는 배’를 의미하는데, ‘수니 1600’은 해저바닥에 내려앉아 항타작업을 하는 시공 장비라는 입장이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중국 국적의 대형 크레인 선박 수니1600호가 해양당국 허가없이 불법으로 투입됐다”는 지적에 대한 반박이다.
국내 대형로펌의 A변호사는 “수니1600과 동일한 기능을 하는 기계로 육상에서 사용되는 항타기가 있다”며 “항타기도 건설기계관리법상 건설기계로 취급하지, 자동차관리법상 자동차로 관리되지 않는다. 이러한 논리는 수니1600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100여개 기업으로 구성된 낙월해상풍력 참여기업협의체 관계자는 “낙월해상풍력사업은 순수 민간기업 주도로 프로젝트 파이낸싱을 통해 추진된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중요성이 큰 사업”이라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