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오세훈 홍준표도 “국정 쇄신하라”
국힘 시·도지사협의회 및 상임고문단
국민과의 소통, 당정 화합 등 촉구
안철수 “김여사 특검, 여야합의로 추진”
오는 10일 임기 반환점을 앞둔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까지 하락하면서 여권 내에서 ‘국정 쇄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가 직접 통화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이 김건희 여사에서 윤 대통령으로 번져가자 여권 전체로 위기감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등이 참여하는 국민의힘 시·도지사협의회는 윤 대통령에게 소통과 쇄신을 주문했다.
협의회는 3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지난 22대 총선 패배로 미증유의 정치적 수난을 겪고 있고 갈등과 혼란의 현 정치상황을 보면서 불안감과 함께 정치 불신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의 성공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 적극적인 국민과의 소통 및 국정 쇄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보다는 상대적으로 한동훈 대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오 시장과 홍 시장 등이 대통령을 향한 국정 쇄신 요구에 동참한 것은 그만큼 현 상황이 엄중하다는 반증이다.
유준상 상임고문,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 당 원로들로 구성된 국민의힘 상임고문단도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회동을 가진 뒤 “대통령은 취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국민의 목소리를 잘 경청하고 판단해달라”고 요청했다.
4일 여권 관계자는 “당내에 국정 쇄신에 대한 공감대가 많이 커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까지의 정부의 각료나 용산의 비서실에 대한 평가가 다시 한번 이뤄지고 성과가 좋지 않은 분들에 대해서는 교체가 필요한 것이 아니냐 이런 생각은 대부분들 하실 것”이라면서 “반환점을 돌고 나서 다시 뛰기 위한 그런 준비 작업들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제기된 의혹들과 관련해 3일 페이스북에 “대통령 당선인 시기의 공천개입 논란에 대해 (윤 대통령의) 진정 어린 사과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김 여사 특검’에 대해서도 “김 여사 리스크를 매듭짓지 않고 국정을 정상화한다는 것은 사실상 힘들어졌다”면서 “다만 민주당식 김 여사 특검법이 그대로 통과할 수는 없다. 독소조항들은 삭제한 여야합의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권 내에서 대통령에 대한 국정 쇄신 요구가 커지는 한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한 대표를 향해서는 화합을 주문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대통령과 여당 대표의 갈등과 당내 불협화음은 당원과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면서 국정동력을 저하하고 있어 집권 세력은 위기를 맞고 있다”면서 “한 대표는 패권 싸움으로 비쳐지고 있는 분열과 갈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당정일체와 당의 단합에 역량을 집중해 주기를 바라며 협의회와의 대화에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상임고문단 역시 “당정 화합이 굉장히 중요하다. 대통령과 당이 힘을 합쳐서 구국의 노력을 해달라”면서 “한 대표가 당내 화합, 대야 투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