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김지혜 숙명여대 정치외교학과
시야 넓혀준 <정치와 법>, 외교 정통한 언론인 될 거예요
“의사는 생명을 살리지만 정치·외교 전문가는 한 나라와 사회를 살린다”라는 <정치와 법> 선생님의 말씀이 마음에 박혔다. 사회 이슈에 대한 높은 관심은 흥미를 넘어 사회를 비판적으로 분석·해결하고 싶은 지혜씨의 꿈이 됐다. 국제 사회와의 긴밀한 협력과 균형 잡힌 발전이 필요한 지금, 그 꿈이 고마울 뿐이다.
동아리 활동으로 ‘소프트 파워’에 관심 UP
지혜씨는 어릴 적 KBS 시사 프로그램 <세계는 지금>을 즐겨 보시던 아버지 옆에서 종종 함께 시간을 보냈다. 자연스럽게 사회와 세계에 관심이 커졌다. 진로에 확신이 든 시기는 2학년 국제 교류 동아리를 하면서부터다. 국제 네트워크 프로그램 IVECA를 통해 외국 고등학생과 화상으로 발표하고 토론하는 동아리였다.
“PPT 작성과 회의는 영어로 진행했는데 중국 학생과 대화할 때 제가 아는 중국어를 총동원해서 인사를 건네니 너무 좋아했어요. 의견이 다를 땐 열띤 토론을 했고 자투리 시간엔 한복과 케이팝 이야기도 나눴어요. 국제 사회를 직접 경험하면서 매력과 신뢰에 기반한 소프트 파워에 큰 관심이 생겼죠.”
지혜씨가 다닌 충남여고는 학교 특화 프로그램으로 2·3학년 때 국제 사회반을 운영했다. 하늘이 주신 기회라고 생각했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친구 20명과 2년 동안 함께 공부하기에 분위기도 좋았다. <국제경제> <세계문제와 미래사회> <국제법> <국제관계와 국제기구> 등을 배우면서 진로를 풍부하게 탐구할 수 있었다. 더 깊이 공부하고 싶은 영역은 공동교육과정을 활용했다.
지혜씨에게 국제 사회 과목 못지않게 흥미로운 과목은 <정치와 법>이었다. “정치를 공부하니 뉴스가 이해되더라고요. 법률안 거부권, 위헌법률심판 같은 용어가 귀에 쏙쏙 들어왔죠. 2학기엔 법을 배웠는데 그때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큰 인기를 끌었거든요. 극 중 어려운 법률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정치와 법>은 세상을 넓게 볼 수 있게 도와주는 과목이구나 싶었죠.”
사회 공부 비법은 역사 흐름 따라 정리한 노트
지혜씨는 3년 내내 사회 과목에서 높은 내신 등급을 받았다. 비법은 자신만의 암기 노트였다.
“시대 배경과 역사 흐름을 따라 이해하고 암기했어요. 그렇게 공부할 수 없는 수학은 해도 해도 힘들더라고요. (웃음) 사회 과목은 수업 시간에 들은 내용을 기반으로 역사 흐름을 따라 필기하고 제본해서 시험 기간 내내 들고 다녔어요. 이해가 완벽하면 암기는 저절로 되더라고요.”
수학은 그저 참고 견디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다. 오답 중심으로 개선점을 찾아나갔다. 내신뿐만 아니라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염두에 뒀기 때문에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임을 되새기며 포기하지 않았다.
학생부종합전형 면접을 대비해 만들었던 노트엔 자신의 강점인 사회 과목 공부법, 약점인 수학 성적을 올리기 위한 지혜씨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누구나 잘하는 과목과 부족한 과목이 있게 마련이에요. 모든 과목을 골고루 잘해야 하는 입시에서 자신이 부족한 과목을 극복해나갔던 과정을 진정성 있게 드러내는 게 좋겠더라고요.”
다양한 관점 갖춘 국제 언론 전문가가 꿈
지혜씨는 학교 관현악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했고 2학년 땐 부악장을 맡았다. 좋아하는 악기 연주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여러 친구와 연주하는 과정이 즐거웠다. 학교생활을 누구보다 즐겁게 했던 지혜씨지만 여전히 아쉬움은 남는다.
고등학교 내신 시험은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중학교 시험과는 달랐다. 게다가 평소 덜렁대는 성격이라 내신 시험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이어졌다. 뚜렷한 목표가 있었기에 며칠 동안 울기도 했다.
“그때의 우울감과 상실은 냉정하게 보면 저에게 어떤 도움도 안 되더라고요. 운다고 달라지는 건 없었어요. 목표가 중요할수록 단순하게 생각해야 해요. 중간고사를 망쳤다면 기말고사로 만회할 계획을 세우고,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인정하고 바로 다음 일을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에요.”
지혜씨의 롤 모델은 영화 <위대한 쇼맨>에서 “이게 나야!(This is Me)”라고 당당히 외치는 레티 러츠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스스로를 사랑하는, 자존감 높은 레티 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내면을 꽉 채우면 자신감이 생기고 자신을 사랑하면 자존감이 높아진다는 지혜씨. 대학에서 ‘정치학개론’ ‘국제정치학’을 배우면서 앞으로 배울 전공 과목에 대한 기대도 더욱 커졌다. 2학년부터는 미디어 분야를 복수전공하며 꿈을 구체화할 생각이다. 그의 꿈은 세계 무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2학년 자율 활동 시간에 진행한 모의 UN에서 난민 수용 문제에 대한 의견문을 그리스 입장으로 발표한 적이 있어요. 난민 문제는 개별 국가가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미세먼지, 석유 문제도 마찬가지죠. 미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는 국제 언론 전문가가 되고 싶어요.”
취재 이도연 리포터 ldy@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