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없는 담화는 제2의 개사과”

2024-11-06 13:00:04 게재

민주, ‘김건희 특검’ 전방위 압박

서명운동·시민사회와 규탄집회

7일 윤석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이 ‘김건희 특검’ 관철을 위한 전방위 압박에 돌입했다. 5일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특검법을 의결해 14일 본회의 표결 수순에 돌입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본청에서 각 상임위별로 2시간씩 농성을 벌이는 비상행동에 들어갔다. 장외에선 전국 17개 시·도당과 지역위에서 ‘천만인 서명운동’을 시작하고, 9일에는 시민사회단체와 특검법 수용 촉구 집회를 열기로 했다.

민주당은 대통령실이 예고한 ‘7일 담화·회견’의 성패를 ‘김건희 특검 수용’이라고 못박았다. 이재명 대표는 6일 민주당 최고위 회의에서 “내일(7일) 윤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한다”면서 “국민 눈높이에 맞게, 상처받은 마음을 충분히 회복할 수 있는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의 기준은 공정과 상식에 맞는 입장이 나오느냐”라며 “김건희 특검 전격 수용없는 대국민 담화는 제2의 개사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5일부터 김건희 특검법이 본회의에서 의결되는 14일까지 국회에서 농성을 이어간다. 특검법이 처리된 후에는 곧바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재의결이 예상되는 28일까지는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 제1소위는 지난달 17일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특검법’을 수정 가결해 전체회의로 넘겼다. 국민의힘은 소위 소속 의원 3명 전원이 반대했으나, 민주당 의원 5명 전원이 찬성하며 특검법이 의결됐다. 민주당은 기존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등에 더해 명태균씨 관련 의혹,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등을 추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일방적 표결’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민주당이 오는 14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어서 5일 소위를 통과한 특검법은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도 야당 주도로 처리될 공산이 크다.

장외에서는 특검법 관철을 위한 여론전이 동시에 진행된다. 민주당은 5일 경남도당을 시작으로 전국 17개 시·도당에 ‘천만인 서명운동본부’를 설치하고 국민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특검법 재의결 시점으로 상정한 28일까지 서명운동과 집중 홍보전을 벌일 계획이다.

9일에는 서울에서 시민단체와 연대해 김건희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장외집회를 갖는다. 민주당은 지난 2일 독자적으로 김건희 규탄 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바 있는데 시민사회와 함께 관련 집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장은 탄핵·퇴진과는 거리를 두고 있지만 7일 윤 대통령의 담화·회견 내용에 따라 구호나 연대의 강도가 달라질 조짐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특검 수용은 국민 분노를 고려한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오는 13일에는 ‘윤석열 탄핵 의원연대’가 공식 출범한다. 민주당 25명을 비롯해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5당 의원 40명이 참여한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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