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계열사 낙하산 인사 거부”

2024-11-07 13:00:14 게재

삼성그룹노조연대-경실련 … “임금·인사·평가제도개선·자회사 차별개선 노사TF 구성” 촉구

삼성그룹 노동조합들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삼성그룹 조직문화 혁신을 요구했다.

삼성그룹노조연대는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소통관에서 ‘삼성그룹 조직문화 혁신을 위한 삼성 직원들의 요구’ 기자회견을 열고 “삼성의 조직문화는 신라시대의 골품제도와 매우 흡사하다”며 “삼성전자 가신출신 경영진의 책임을 물어 모두 사임시키고 계열사 파견 및 보은인사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삼성그룹노조연대는 한국노총 전국금속노조연맹 산하로 삼성디스플레이·삼성SDI울산·전국삼성전자서비스·삼성생명·삼성생명서비스·삼성화재·삼성화재애니카손해사정·삼성카드고객서비스·삼성웰스토리·삼성에스원참여·삼성E&A &U(엔유) 노조로 구성됐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삼성전자 출신 임원 계열사 전환배치 현황’을 공개하고 “인공지능(AI)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삼성의 수직적 관료적 조직적 라인문화, 이제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삼성그룹노조연대는 현재 삼성의 조직문화를 통일신라 골품제도인 순수 왕족 혈통인 성골, 왕족과 결혼한 혈통인 진골, 지배계급인 6두품과 피지배계급인 평민 천민으로 나뉜 것을 비유했다.

삼성그룹의 진골은 이재용 회장 가족을 측근에 수행했던 회장의 입과 심기가 업무의 최우선인 비서실 라인, 비용 절감이 최우선이기에 노동자는 기계의 부품 정도로 생각하는 재무팀 라인, 무노조경영 하에 직원들을 수직적 관리의 대상으로 통제했던 인사팀 라인이라고 꼽았다. 이들이 삼성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각 계열사에서 대표이사 또는 주요 경영진이 돼 계열사를 통제해왔다는 것이다.

삼성그룹노조연대는 기자회견문에서 “21세기 삼성은 그와 유사한 계급체계를 갖고서 다수인 피지배계급인 노동자들을 관리 통제해왔다”면서 “피지배계급의 의견과 소통은 중요하지 않고 지시를 따르는 수동적인 노동자들만 필요했다. 채용절차에 따라 선발된 삼성인력이 자율과 창의는 배제된 채 시키는 일만 기계처럼 일하며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참석자들은 “구시대의 경제의 집약적 성장기에는 이러한 수직적 계열화, 수직적 라인조직문화의 장점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빛의 속도로 기업환경이 변하는 2024년 AI시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직문화”라고 비판했다.

삼성은 코스피 시가총액 26%에 가까운 국민경제에 책임이 있는 기업집단 임에도 불구하고 오너의 법률리스크(Risk), 경영진의 안일한 변화대응 태도, 소통하지 않는 오너와 경영진의 권위적이고 수직적이고 관료적인 조직문화가 경쟁에서 뒤쳐지게 만드는 원인이라는 것이다.

참석자들은 “이 회장의 사적이익 형성에 조력해온 삼성전자의 그룹가신 출신 경영진은 책임을 물어 모두 사임시키고 계열사파견 및 보은인사를 중단하라”면서 “노조와 상생해 회사를 발전시키겠다는 마인드를 지닌 전문경영인을 자체 발탁하는 문화구축을 통해 계열사 직원들에게 희망과 비전을 심어주고 동기부여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노조연대는 임금·인사·평가제도개선·자회사 차별개선을 위한 노사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촉구했다.

한남진 기자 nj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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