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우선주의’ 격변의 시대 오나

2024-11-07 13:00:24 게재

더 강해진 트럼프 백악관 재입성

주요 지도자들 앞다퉈 축하 전화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에서 압도적 승리를 거두며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같이 실시된 미국 상·하원 선거도 공화당이 승리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입법권을 모두 거머쥐는 ‘브레이크 없는 권력’을 갖게 됐다.

선거 내내 ‘미국 우선주의’ 기치를 치켜든 트럼프 당선인이 4년 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면서 국제 정세는 격랑의 소용돌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영국 경제일간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6일 트럼프의 당선을 “놀라운 정치적 복귀”라 표현하면서 “미국 민주주의와 미국의 동맹, 글로벌 시장을 격변의 시대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개표 초반부터 7개 경합주 대부분에서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앞서기 시작해 6일 오전 5시 30분쯤 전체 선거인단 총 538명 중 과반인 276명을 확보하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AP통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날 낮 미시간주에서 99%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49.8% 득표율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48.3%)을 누르고 선거인단 15명을 추가로 늘렸다면서 양대 후보의 선거인단 확보 현황을 트럼프 295명-해리스 226명으로 집계했다. 미 언론들은 전체 개표가 완료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선거인단 312명, 해리스 부통령은 선거인단 226명을 각각 확보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유권자 투표에서도 7220여만표로 50.9%를 얻어 6740만여표 47.6%에 그친 해리스 부통령을 3.3%포인트 차로 누르며 완승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에서 처음 승리했던 2016년에는 304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지만, 유권자 투표에서는 당시 경쟁상대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에게 밀렸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모교인 워싱턴 DC의 흑인 명문대 하워드대학 교정에서 패배를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승복연설을 했다. 그는 선거 결과에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선거에서 패했을 때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라고 밝힌 뒤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해 승리를 축하했다고 소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이날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화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원활한 정권 이양을 약속했다.

세계 지도자들이 여러 공식·비공식 채널을 동원해 트럼프 당선인과 접촉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트럼프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했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이 축하전화를 해 이스라엘 안보와 이란 핵위협 문제를 논의했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전화를 해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키로 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도 한국시간 7일 아침 트럼프 당선인과 통화하고 당선을 축하했다고 대통령실이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전 7시 59분부터 약 12분 동안 트럼프 당선인과 윤 대통령 간의 전화 통화가 이뤄졌다”며 “조만간 이른 시일 내에 날짜와 장소를 정해 회동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은 한미일 협력과 한미 동맹, 북한의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에 대해 논의했다고 김 차장은 전했다.

김상범·김형선 기자 claykim@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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