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회견, 참담한 ‘제2의 개사과’…‘반드시 특검’ 분명해져”

2024-11-08 13:00:14 게재

격앙된 야권 “자격 없다” 윤 대통령 직격 … 특검법 속도

대국민 담화 후 여론 변수 … “9일 집회가 분수령 될 것”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8일 윤석열 대통령의 전날 대국민 담화·회견을 “참담한 제2의 개사과”라며 “김건희 특검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구호 외치는 민주당 의원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7일 오후 국회 본청 앞에서 계단에서 ‘거짓말투성이 대국민담화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민주당은 8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김건희 특검법을 올려 14일 본회의 통과를 위한 사전작업에 돌입한다. 특히 9일 서울에서 열기로 한 특검법 촉구를 위한 장외집회가 7일 대통령 회견에 대한 국민적 평가가 반영될 것으로 보고 여론 확산에 주력할 방침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에 특검 찬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에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자세히 들어보니 반성은 없고, 국민 앞에 솔직하지 못했다. 뭘 사과했는지 모르겠다는 국민이 많았다”면서 “진솔하게 진지한 성찰과 사과, 국정기조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대통령 담화와 회견은 한마디로 처참하고 참담한 제2의 개사과로 윤 대통령이 자격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 졌다”며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을 실시하라는 국민 명령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특히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등 여당 의원들의 입장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가 말로 때울 수 있는 시간이 지났다”면서 “정권과 함께 몰락할 것인지, 민심과 함께 할 것인지 결단하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7일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와 회견이 민심 이반을 부추기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7일 대통령 회견 이후 민주당은 국회에서 ‘긴급 규탄대회’를 열고 “대통령은 자격이 없다”며 직격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비천한 철학, 오만한 인식, 방자한 태도를 그대로 보여준 유체이탈 화법의 결정판”이라며 “담화의 결론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국정운영을 지속할 능력과 자격이 없다’는 것”이라며 “공과 사를 구별할 능력과 의지, 헌법과 법률을 수호할 능력과 의지도 전혀 없다는 것을 온 국민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건희 특검은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확인하는 길”이라면서 “민주당은 반드시 김건희 특검을 관철하겠다. 국민과 함께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을 끝장내겠다”고 강조했다.

김민석 최고위원은 “‘국정 마비’의 확인 사살이었다”며 “대통령이 정상적인 국정은커녕 정상적 사고와 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임이 확인됐다”고 비난했다. 김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이 뽑은 대통령은 문제가 뭔지 모르고, 말이 안 통하고, 무능을 넘어 국익에 최고의 걸림돌이 됐다”며 “국민 여러분의 현명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8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전체회의에 올린다. 민주당 의원 주도로 소위를 통과한 특검법에는 기존 주가조작 의혹, 명품가방 수수 의혹, 국정개입 및 인사개입 의혹 등에 더해 명태균 씨 관련 의혹, 대통령 집무실 관저 이전 관련 의혹 등이 추가됐다.

민주당이 오는 14일 특검법의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하는 만큼 야당의 수적 우위를 앞세워 신속히 통과될 가능성이 크다.

장외에서 압박 전략도 강화한다. 민주당은 대통령 회견을 지켜본 국민적 분노가 김건희 특검법 처리의 필요성을 키우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9일 민주당 주도로 서울에서 규탄집회를 열고 16일에는 야당 공동으로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7일 밤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 5개 야당 원내대표들과 여의도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에서 개혁신당을 제외한 5개 당은 오는 16일 윤석열 정권을 규탄하는 장외집회를 공동으로 열기로 했다. 이 자리에서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는 범야권 강경파 의원들이 결성한 ‘윤석열 탄핵 준비 의원연대’ 참여를 제안했다.

14일 본회의 통과가 유력한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해 재의결을 해야 할 경우 여당 의원들의 동참을 끌어내기 위한 여론 압박전의 일환이다. 민주당이 한동훈 대표 등 여당 일각에 “민심을 따르라”며 동참을 촉구하는 것도 같은 연장선이다.

민주당은 특히 9일 민주당 주도로 서울에서 열리는 규탄 집회의 규모와 시민들의 참여도가 여론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원과 당직자 등 동원된 인원보다 삼삼오오 참여하는 시민의 수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140분 알맹이 없는 사과와 변명을 지켜본 국민들의 분노가 드러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주당이 김건희 특검법에 집중하는 사이 조국혁신당 등은 ‘탄핵’ 주장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7일 “(대통령)기자회견으로 사실상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은 끝이 났다. 국민께서 준 마지막 기회마저 날려버렸다”며 “탄핵만이 해답”이라고 주장했다.

조 국 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후 전남 목포에서 열린 탄핵다방에서 “궁극적으로는 대통령의 거취는 국회의원도 아니고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도 아니고 국민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통령 파면을 위해 조국혁신당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환 기자 mha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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