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후반 출발 윤 대통령, 트럼프 2기 대응으로 시작

2024-11-11 13:00:02 게재

110분 경제·안보 점검회의 주재 … “금융·통상·산업회의체 즉시 가동”

순방으로 외교성과 부각 후 ‘인적쇄신’ 이어갈 듯 … “국정동력 회복”

임기후반기를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의 첫 행보는 ‘트럼프 2기’ 출범 대비였다. 어지러운 국내 정치 현안이 실타래처럼 얽혀 있지만 국정 동력을 회복할 수 있는 첫 실마리로 외교안보를 선택한 셈이다. 1기 때보다 강력한 ‘트럼피즘(트럼프주의)’이 몰려오는 가운데 외교 성과로 먼저 숨통을 틔우고, 이어 인적쇄신 등 국내 조치까지 단행한다면 바닥권 지지율을 벗어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복안이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의 신행정부 출범에 대비해 ‘대외 여건 변화에 따른 경제·안보 점검회의’를 열었다. 이날은 윤 대통령의 임기 반환점을 맞는 날이었는데 정치적 메시지를 내기보다는 국제 정세 변화에 대한 대처에 힘을 실은 셈이다.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대외여건 변화에 따른 긴급 경제·안보 점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경제 및 안보정책 변화와 영향을 점검하기 위해 열렸다. 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이날 110분간 진행된 회의에서 윤 대통령은 “두달 뒤 미국 새 행정부가 출범하면 세계 경제와 안보에 상당히 많은 변화가 있게 된다”며 “경제부총리를 컨트롤타워로 하는 금융·통상·산업 3대 분야의 회의체를 즉시 가동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 특유의 보호무역주의를 고려할 때 통상 분야 급격한 변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공무원끼리 책상에 앉아 머릿속으로 생각해 대응하지 말고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며 직접 대화를 많이 하라”고 했다.

안보에 대해선 “상당히 많은 구조적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면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토대로 확실한 대북 억지력을 유지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제대로 된 평화와 번영의 리더십을 가질 수 있도록 면밀히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이 임기 후반기를 트럼프2기 대비로 첫발을 디딘 데 대해 여권에선 긍정적 반응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지난 2년반을 돌아봤을 때 성과로 꼽을 수 있는 부분은 외교 분야”라면서 “최저 지지율로 후반기를 시작하게 됐지만 잘하는 것으로 돌파해서 국정동력을 회복하겠다는 의미 아니겠냐”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의 외교 성과는 지지층이냐 아니냐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긴 하지만 지지층 결집을 최우선으로 본다면 잘 고른 선택지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골프광’인 트럼프 당선인과 자연스러운 친교를 위해 골프 연습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외교 성과만으로 지금의 정치적 위기가 해결될 수 있는 국면이 아니라는 데 공감대가 있는 만큼 추가적인 조치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140분 기자회견 후 부정적인 평가가 많았다는 점에서 이후 국민눈높이에 맞는 인적쇄신 등 대통령의 국정기조 변화를 한눈에 보여줄 수 있는 조치가 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건희 여사의 이달 중순 순방 불참, 대통령 부부의 핸드폰 번호 교체, 강 훈 전 대통령실 정책홍보비서관의 한국관광공사 사장 지원 자진 철회 등의 조치가 나왔지만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에선 생각보다 따른 시기에 대통령실 개편 및 개각 등 인적쇄신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건희 여사 라인’으로 지목된 대통령실 실무진 개편은 물론 정진석 비서실장 및 수석비서관들의 인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외에도 ‘장수’ 장관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이주호 교육부장관 교체설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박성민 민 컨설팅 대표는 11일 SBS라디오 인터뷰에서 “(트럼프 당선 이후) 국제정치, 산업게 등 전세계적으로 폭풍이 몰아치는데 윤 대통령과 정부가 잘 대응해 성과를 만들어내면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인사에서도 변화를 보여서 25~30% 정도만 돼도 (임기) 하반기는 여유를 갖고 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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