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증시 전망
10월 미 소비자물가 반등 예상…연준 통화정책 경로 주목
파월 의장 등 연준 인사 연설 잇따라 … 트럼프 트레이드 움직임과 발언에 촉각
실망스런 중국 부양책 금융시장 부담 … 코스피 1%대 하락,환율 1400원 육박
이번 주 국제 금융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으로 옮겨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이어질 재정지출과 관세 부과 공약에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진 가운데 이번에 발표될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반등이 예상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준 인사들의 연설도 잇따라 예정되어 있다. 금융시장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 움직임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의 발언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주 중국 정부는 10조위안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지만 여전히 실망스럽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증시 등 금융시장 반응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CPI에 대한 주가 민감도 확대 =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CPI 헤드라인 지수는 전월대비 0.2%, 전년대비 2.6%로 9월까지 6개월 연속 전년 대비 둔화했던 물가가 소폭 반등할 것으로 보인다. 근원 CPI의 경우에는 지난 9월 3.3%로 그동안의 둔화세가 멈춘 이후 이번에도 비슷한 수준이 예상된다.
14일 발표되는 생산자물가(PPI)는 0.0%에서 0.2%, 1.8%에서 2.3%로 월간 및 연간 상승률 모두 전월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근원 PPI도 0.2%에서 0.3%, 2.8%에서 2.9%로 전월 대비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웰스 파고는 “이는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한 과정이 순탄하지 않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팬데믹 기간 형성된 가격 왜곡 현상이 정상화되는데 매우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평가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는 점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트럼프의 대선 승리 이후 장기적 시각에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및 금리인하 기대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CPI에 대한 주가 민감도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9월 성명서와 비교할 때 이번 11월 FOMC 성명서에서는 ‘인플레이션이 2% 목표치를 향해 갈 수 있다는 더 큰 자신감을 확보했다’는 문구가 삭제됐다”며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관세 정책으로 인한 미국 내 수입물가 상승과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유발이 잠재적인 물가 리스크로 지목되고 있는 가운데 연준의 인플레이션 자신감 후퇴는 매번 발표되는 CPI에 대한 주가 민감도가 확대될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불확실성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운 가운데 14일(현지시간) 파월 연준 의장은 댈러스 연방은행과 지역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파월과 함께 하는 글로벌 시각”이라는 주제로 연설을 한다. 또 이번 주에는 월러 이사 및 하커, 카시카리, 무살렘, 로건, 슈미트, 윌리엄스 연은총재 등 8명의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 순차적으로 대기하고 있다. 11월 FOMC에서 파월 의장이 트럼프 당선 이후 연준의 독립성과 본인의 사퇴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는 점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시장은 트럼프 당선에 대한 그들의 생각과 최근 높아지고 있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판단 변화 여부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신정부와 연준 간의 정책 불협화음이 가져올 경기·물가 불확실성이 계속해서 잔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리스크 현실화 = 지난 5일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한 가운데 국제 금융시장은 내년 1월 20일 취임에 앞서 트럼프 2기 정부의 정책 기대와 관련한 거래 움직임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또한 상·하원에서 공화당이 모두 과반을 확보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하는 레드 웨이브(Red Wave)를 달성하면서 트럼프 정책 공약의 현실화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도드-프랭크 월가 개혁 및 소비자보호법 법안 완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안 수정 등 기존의 정책 환경도 크게 변화될 수 있다. 미국 대선 전부터 시장에 유행하기 시작했던 트럼프 트레이드는 대선 이후 심화된 모습이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은 이번 주에도 △금융시장에서의 트럼프 트레이드 변화 여부 △차기 정부 인사 구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세제·관세·이민·환경·외교 등의 정책 관련 발언 및 시장 반응에 주목해야 한다.
한국 증시 입장에서는 모든 미국향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 관세 부과가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다. 급격한 엔화 약세로 인한 일본 금리인상과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도 부담 요인이다. 트럼프 리스크에 크게 노출되는 분야는 △전기차·2차전지 등 미국 정책 변화에 따른 영향이 큰 주식과 △ 미국 기업과 경합 관계에 있고 제품 가격 변화에 수요가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출주 등이 있다.
한편 뉴욕 타임즈에 따르면 미국 트럼프 정권 인수위원회는 단계적 온실가스 감축을 추진하는 파리협정 탈퇴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자원개발을 위한 굴착·채굴을 확대하고 국립공원을 축소시킬 전망이다. 아울러 캘리포니아주의 엄격한 오염기준 조치도 약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한면 캐나다산 에너지 수입 시 관세는 면제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실물 경기부양책 빠진 중국 부양책의 파장 = 15일 중국에서는 10월 소매판매가 발표된다. 지난 8월까지 3개월간 전년 동월 대비 2%대에서 9월 3.2%로 반등한 가운데 이번에도 경기부양 영향으로 3.8% 내외의 추가 반등이 예상된다. 같은 날 중국 10월 신규 주택가격도 발표된다. 지난 9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5.8%로 2023년 5월 이후 지속 하락하고 하락 폭도 2015년 5월 이후 9년 만에 최대치를 보였다. 하지만 지난 9월 이후 경기부양책으로 최근 주택가격과 거래량이 증가 조짐을 보이고 있어 낙폭이 일부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지난 8일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승인한 재정지출 등 경기부양책에 대해 대다수 분석 기관들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평가다.
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지방정부부채 한도 증액(6조위안)을 포함해 5년간 10조위안을 투입키로 결정했지만 특별 국채 발행 등을 통한 추가 부양책은 없었다는 점이 아쉬움을 초래하는 분위기다.
박상현 IM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중국 재정부양책은 그 규모에도 불구하고 실물 경기 회복과 관련된 부양책이 빠져 있어 중국 경기의 강한 모멘텀 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집권 2기를 맞이해 중국 경기가 디플레이션 압력 혹은 성장률 하방 압력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감이 더욱 증폭될 여지가 커졌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IB들 역시 대중 관세 60%가 현실화 될 경우 2025년 중국 GDP성장률이 2%대로 추락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2기 관세 정책이 정말 현실화된다면 중국 정부 역시 대규모 실물 경기 부양책을 실시할 공산이 크지만 정책 대응 실기로 부양 효과가 제한적 수준에 그치거나 부양 규모를 더욱 확대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위험이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관세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차원에서 대폭의 위안화 가치 절하에 나설 수 있음도 중국 금융시장을 포함해 아시아 금융시장에도 잠재적 불안 요인이다.
◆국내 증시·외환시장에 악재 = 트럼프 리스크와 더불어 기대했던 중국 부양 모멘텀의 실망감은 국내 주식 및 외환시장 입장에서도 부담이다.
실제 11일 국내 주식시장에 코스피와 코스닥은 1%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90포인트(0.04%) 오른 2562.05로 출발했던 코스피는 오전 10시 5분 기준 전일 대비 31.23포인트(1.22%) 하락한 2529.92이다. 같은 시각 코스닥지수는 전일보다 13.85포인트(1.86%) 떨어진 729.53에서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날보다 9.6원 오른 1396.0원에 거래를 시작오전 9시 30분 현재 1394.4원에 거래되고 있다.
김영숙 기자 ky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