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정부 3년간 해외원조액 70% 급증
집행 어려운 분쟁 지역에도 배정 ‘허점’
우크라, 실집행 전무 … 내년 12배 늘려
윤석열정부 3년간 우리나라 ODA(공적개발원조) 규모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무상원조규모가 80%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예산 규모를 급증시키다보니 실적이 나쁘거나 집행이 어려운 분쟁국 등에 지원규모를 늘려 잡는 등의 허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우크라니아 내년 지원규모는 올해보다 10배 이상 늘려 잡기도 했다. 공적개발원조(ODA)는 정부와 공공기관이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사회경제발전과 사회복지 증진을 목표로 제공하는 원조를 의미한다.
1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윤석열정부의 내년 예산안에 배정된 공적개발원조 규모는 6조7000억원으로 올해 6조2000억원에 비해 8.5%의 증가율을 보였다. 전체 예산안 증가율(3.2%)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원받은 국가가 상환 의무가 없는 무상 ODA는 전년 대비 13.5%, 상환해야 하는 유상 ODA는 통상 ‘차관’으로 불리며 전년 대비 8.8% 증가했다. 중앙정부, 한국은행 출자금 등에 의한 다자 ODA는 5.5% 줄었다.
윤석열정부 들어 ODA 증가속도가 빨라졌다. 2022년 3조9000억원에서 3년동안 70.9%인 2조8000억원이나 증가했다.
특히 무상 지원 규모가 빠르게 늘었다. 무상 지원은 1조8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86.4% 증가했다. 유상 지원은 1조2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79.7% 확대됐다.
국가별 내년 지원액 증가율을 보면 우크라이나가 1246%로 지원규모가 94억원 수준으로 적은 편이지만 1년만에 12배 이상 증가해 눈에 띄었다. 분쟁지역인 미얀마(147.8%)뿐만 아니라 콜롬비아(130.6%)도 100% 이상의 증가율을 보였다. 콜롬비아(92.4%) 네팔(78.6%) 몽골(51.3%) 역시 50%의 지원 증가율을 보이며 뒤를 이었다.
국회예산정책처와 예결위는 우크라이나, 아프가니스탄, 미얀마 등 분쟁지역에 대한 지원예산편성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이 분쟁지역의 경우 사실상 집행이 어려운데도 예산을 증액해 눈에 띄었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지난 2022년 2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으로 현지 정세가 불안정해 ‘우크라이나 키이우주 재활의료 역량강화 사업’ 등 6개 사업 모두 올해 실집행이 전무하다.
아프가니스탄 역시 2021년 8월 아프가니스탄 내전 발생으로 정세가 안정되지 않아 ‘아프가니스탄 카불시 바르치 지역 식수개발사업’은 추진이 잠정 중단됐다. 미얀마는 2021년 2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해 사업 추진이 정지된 상태다. 올 8월에는 국가비상사태가 6개월 연장돼 ‘미얀마 직업기술교사교육원 설립사업’ 등 3개 사업의 재개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분쟁지역 지원사업 예산을 증액했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주 재활의료 역량 강화 사업 등 6개 사업은 최대 19배 증액하는 등 대규모 증액이 이뤄졌다. 아프가니스탄의 카불시 바르치 지역 식수개발사업과 미얀마의 농산물 유통센터 설립사업 역시 100%이상의 증액안이 올라왔다.
예결특위는 “우크라이나 계속사업 6건은 올해 대비 2~10배이상 증액했는데 실제 수행가능한 과업의 범위를 고려해 집행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국립아동병원 ‘오흐마디트’ 소아 트라우마 및 재활의료 서비스 강화 사업’ 등 3개의 우크라이나 신규 ODA 사업도 사업수행기관을 선정하기 전에 기획조사, 집행계획수립, 협의의사록 체결 등의 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분쟁 지역에서 추진되는 ODA 사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집행이 저조하며 사업이 취소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올해 예산의 규모와 집행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