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순방’ 윤 대통령, 트럼프 회동 추진

2024-11-13 13:00:20 게재

14일부터 남미 순방 … APEC·G20 정상회의 참석

시진핑과 2년 만에 회담 … 내년 방한 요청할 듯

윤석열 대통령이 14일부터 5박 8일간 남미에서 외교무대에 선다. 임기 후반기의 첫 해외순방이라는 점, 미국 대선 후 급변한 국제정세 속 진행되는 외교일정이라는 점에서 이번 순방 성과가 후반기 첫 단추를 잘 꿰느냐로 연결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번 순방에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2년 만의 만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의 회동 등 굵직한 일정이 추진되고 있다.

박춘섭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12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개최국인 페루와 브라질을 방문한다. 김건희 여사는 이번 순방에 동행하지 않는다.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중, 한미일, 한일 정상회담이 추진된다. 이중 한중 간 양자회담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2022년 11월 이후 2년 만에 시진핑 주석과 회동하게 된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 후 중국 역할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 반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 압박 정책이 예고된 상황에서 양국 정상의 만남이 어떤 성과를 낼지 큰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시 주석을 만나게 되면 윤 대통령은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내년도 의장국 지위를 공식 인계받게 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나 “한중 회담을 열심히 협의중이기 때문에 성사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중 회담이 이뤄진다면) 특별한 의제 논의보다는 큰 틀에서 양국간 협력 방안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는 한일 정상회담 및 한미일 정상회의를 추진중이다. 당초 한미일 정상회의는 다음 달 개최가 거론됐지만 이번 다자회의를 계기로 앞당길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귀국 전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회동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인 측에서 인선, 중요한 국내 정책 어젠다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혹시라도 회동이 성사되면 윤 대통령은 페루·브라질에서 공식 일정을 마친 뒤 바로 귀국하지 않고 방미할 가능성도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12일 브리핑에서 이번 해외 순방의 의미를 “다자 정상회의 외교 무대에서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우리의 책임 외교를 구현하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외교의 시간’을 보낸 후 국내에 돌아온 후에는 대규모 개각을 이어가는 등 임기 후반기 전열 갖추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명씨가 김 여사에게 돈봉투를 받았다는 의혹이 새롭게 제기되는 등 명태균 씨와 김 여사 관련 의혹이 여전히 발목을 잡는 모양새다. 대통령실에선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선 공식 언급을 삼가고 있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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