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랑기부 민간플랫폼 12월 열린다

2024-11-14 13:00:02 게재

2일 ‘위기브’ 가동, 지자체 23곳 참여

농협 등 5개 은행은 둘째주부터 모금

오는 12월에면 고향사랑기부 민간플랫폼 문이 열린다. 지난해 광주 동구와 전남 영암군에서 민간플랫폼을 운영한 경험이 있는 ㈜공감만세 ‘위기브(Wegive)’에 전국 20여개 지방자치단체가 모금 창구를 개설한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오프라인 모금창구를 운영해온 농협은행을 포함해 국민·기업·신한·하나 등 5개 은행도 공식 누리집을 통해 고향사랑기부를 받는다.

그동안 주춤했던 고향사랑기부가 연말정산 시기를 앞두고 열린 민간플랫폼 효과를 등에 업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가장 먼저 민간플랫폼 모금을 시작하는 곳은 공감만세가 운영하는 기부플랫폼 위기브다. 이르면 다음달 2일부터 공식 모금을 시작한다. 공감만세는 14일 현재 20개가 넘는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서울 성동·은평구와 광주 동·서·남구, 충남 부여·청양·서천·금산군, 충북 진천·음성군, 전남 신안·화순·담양·영암·곡성군, 전북 익산시, 경남 거창군, 경북 김천시와 의성·영덕군, 강원 태백시와 횡성군 등이 민간플랫폼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울산 동구와도 21일 협약을 맺는다. 이 가운데 광주 동구, 전남 영암군, 강원 양구군을 비롯한 7개 시·군은 이미 공감만세와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모금 준비에 들어갔다.

12월 둘째주쯤엔 시중은행 5곳도 민간플랫폼 기부를 시작한다. 이들 은행들은 이미 공과금 납부 업무를 진행해본 경험이 있어 어렵지 않게 고향사랑기부 창구를 열 수 있다. KTX나 SRT 승차권 예매를 네이버·카카오T 같은 대중적인 사이트에서도 가능하도록 개방한 것과 같은 방식이다.

그동안 행안부 산하 지역정보개발원이 운영하고 있는 고향사랑e음의 회원가입과 기부절차가 복잡해 기부를 포기하는 사례도 많았다. 하지만 5개 은행이 고향사랑기부 온라인 창구를 열면 이런 절차가 간소화된다. 기존 은행 회원가입만 되어 있으면 고향사랑e음에 별도로 가입하지 않아도 기부가 가능해진다. 은행 회원등록이 되어있는 사람이라면 간단히 클릭 몇 번으로 고향사랑기부가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의 특징은 ‘지정기부’와 ‘답례품’에서 경쟁력을 갖는다는 점이다. 지정기부 방식은 지역보다는 특정 사업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미 지난해 광주 동구와 전남 영암군에서 성과를 낸 바 있다. 광주 동구는 100년 된 광주극장 지원과 발달장애청소년 E.T야구단 지원을 위한 모금을 진행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전남 영암군에 그동안 없던 소아과과 생긴 것도 지정기부 덕분이다. 지난해 6월 행정안전부가 지정기부 제도를 공식 도입한 이후 6개 지자체가 10개 사업을 내걸고 기부를 받기 시작했다. 처음엔 생소한 방법에 주저하던 지자체들이 속속 참여하면서 지금은 26개 사업으로 늘어났다.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가 가능해지면 지정기부는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플랫폼을 통한 기부의 또 다른 경쟁력은 답례품 관리다.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 답례품과 관련한 민원이 적지 않았다. 비계 삼겹살 논란부터 수입농축산물 논란까지 크고 작은 잡음이 있었다. 답례품이 제때 배송되지 않아 생긴 갈등도 심심찮게 나타났다.

지자체의 고향사랑기부 담당부서 공무원들이 모금부터 홍보, 답례품 관리까지 도맡아 하나보니 답례품 품질 관리가 되지 않아 벌어진 일들이다. 하지만 민간플랫폼이 도입되면 답례품 관리에도 새로운 변화가 생긴다. 민간플랫폼 운영업체가 답례품 관리까지 위탁받아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민간플랫폼 참여를 신청한 민간기업 중 준비된 곳부터 순차적으로 모금을 시작한다”며 “지방재정 확충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도입한 고향사랑기부제가 민간플랫폼 도입을 계기로 획기적으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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